"반인도적 범죄(부차 학살)를 통해 이익을 보는 첫번째는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비밀정보원들이 다녀간 4일 뒤 (부차에서) 시신이 발견"
SNS를 통해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주장이 서방측 선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온 인사가 11일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맡게 됐다. 11일은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한국 국회에서 화상연설을 하는 날이다.
7일 국회에 따르면 오는 11일 열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반도'라는 토론회에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선다. 이 교수는 2부 종합토론에서 '포스트 우크라이나 세계질서'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는다.
해당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의 최종윤 홍익표 인재근 의원 등이 주최한다. 한국안보통상학회 등이 주관하며 통일부가 후원한다.
이 교수는 SNS와 매체 기고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부차 민간인 학살의 실상이 서구 매체들의 그것과 다르다고 주장해 왔다.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그는 "너무 많은 가짜뉴스와 허구들이 판을 치고 있다. 누군가 우리를 속이려고 한다는 점. 부차 사건도 그중 하나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반인도적 범죄를 통해 이익을 보는 첫번째는 우크라이나"라며 "나토와 미국의 개입이 없이는 승리하기 힘든 상황에서 참전 여론을 끌어내기에 좋은 소재"라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군은 3월 30일 부차지역을 떠났는데 우크라이나 비밀정보원들이 다녀간 4일 뒤 시신이 발견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관점에 따라서는 우크라이나 정부 측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학살을 조작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이다.
학살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러시아군에 대해서는 "퇴각하는 전투부대가 민간인을 보이는대로 족족 사살해 대충 묻어두고 도망갔다는 스토리는 다소 어설프다"고 했다. "부차 거리의 시신들이 흰색 띠를 팔에 차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하기도 했다.
국내 언론의 우크라이나 전쟁 보도에 대해서는 "한국 언론은 검증되지 않은 일방의 주장을 보도하지 말기 바란다. 4주 넘게 미영 프로파간다를 앵무새처럼 되뇌이며 그들의 말단 소총수 짓 하는 것 더 이상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이 관계자들은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토론회의 시점과 장소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한 학계 관계자는 "학살이 조작됐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장을 하는 인사가 국회에서, 그것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당일 토론회 전면에 나서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러시아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한다는 논란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토론회를 주관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교수이 SNS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으며, 날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회 화상 연설 결정 이전에 정해진 것"이라며 "서구 언론과 다른 시각으로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