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하면 할수록 진짜 세상을 바꾸는 건 교육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경기도에서부터 대한민국 교육을 혁신해 나가겠습니다.”
6일 기자와 통화한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사진)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임 전 총장은 6·1 지방선거에서 경기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5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는 “정치에 입문할 때만 해도 정치를 잘하면 우리 사회가 바뀔 것으로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며 “과학기술 육성부터 사회 갈등 완화까지 대부분의 중요한 문제가 교육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교육감 출마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특별고문직은 내려놨다. 임 전 총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 당선인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을 맡으며 주목받았다. 이를 토대로 차기 정부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임 전 총장은 기획재정부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2000년 총선에서 경기 성남 분당구을에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했다. 2017년에는 한경대 총장으로 선출돼 지난해 10월까지 4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그는 “대학 총장으로 일하며 초·중·고 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선 의원에 전직 장관 출신으로서 의외의 선택’이라는 질문에 임 전 총장은 “자리보다 일을 택하기로 했다”며 “스스로 소명을 갖고 열심히 할 수 있는 자리가 경기교육감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경기교육청의 한 해 예산은 약 20조원으로 전국 교육청 예산의 30%에 이른다. 그는 “막대한 재정을 바탕으로 경기도 교육을 혁신하고 전국 교육의 변화까지 이끌겠다”며 “초등 6년·중등 3년·고등 3년의 학제를 타파해 미래 교육에 대비하는 등 본격적인 혁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주까지 경기도 내 유치원과 초·중·고 학부모, 교사 등을 만나 목소리를 듣는 ‘리스닝 투어’를 한다. 지역 중도·보수 성향의 교육단체 사이에서 단일 후보로 추대된 가운데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서는 것이다.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 6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진보진영에선 비상이 걸렸다. 이들의 단일화 논의가 얼마나 진전되는지에 따라 임 전 총장의 도전이 성공할지도 좌우될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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