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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에 이어 농협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금리 상승기에 부동산 경기 둔화가 맞물려 소비자들의 대출 수요가 줄어들자 은행권이 금리 인하를 통해 개인 고객 확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한다. 지난 1,2월 두차례에 걸쳐 우대금리를 늘리는 식으로 소비자들의 주담대 이자율 부담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씩 낮춘데 이어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전세자금대출과 신용대출 문턱도 낮췄다. 전세대출 금리는 세차례에 걸쳐 0.4%포인트 인하했으며,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 2월 0.3%의 우대금리를 복원한데 이어 한도도 1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상향했다.

농협은행에 앞서 국민은행이 주담대 금리 대폭 인하 방침을 정했다. 지난달 주담대 금리 한시 인하(0.1~0.2%포인트)를 결정했던 국민은행은 이번주부터 원상 회복을 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금리를 더 끌어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담대 혼합형(고정금리) 상품 금리는 0.45%포인트, 변동금리 상품은 0.15%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인하 폭은 더 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상품인 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는 0.55%포인트, KB주택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 금리는 0.25%포인트 내려갔다.

작년까지만 해도 ‘영끌(영혼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으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를 톡톡히 누렸던 은행들은 올해 들어선 가계대출 감소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기준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은행들의 고정금리 주담대 최고 이자율이 ‘연 6%’ 선까지 돌파하자 금융 소비자들의 대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은행 대출 금리는 기본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한 값에 우대금리를 빼는 것으로 책정된다.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기준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금융채 금리 등은 연일 치솟고 있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늘리는 식으로 최종금리를 내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른 은행들도 이런 방법을 통해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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