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및 개발자 사이에서 유니콘 플랫폼 기업이 선호도 높은 직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봉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측면에서 정통 정보기술(IT) 업체보다 유니콘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 '배달의민족' 출신 조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규 선임했다. 지난해 기준 2조3000억원의 거래액 기록을 세운 무신사의 첫 CTO가 된 조 CTO는 앞서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 엔씨소프트 등 IT·게임·모바일 플랫폼 등 기술 기반 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다.
마켓컬리는 카카오에서 클라우드 관련 업무를 맡았던 류형규 CTO를 지난해 하반기 영입, 기술 개발 총괄을 맡겼다. 차량공유업체 쏘카는 지난해 11월 류석문 전 라이엇게임즈코리아 개발이사를 CTO로 신규 영입했다. 티몬 역시 올 3월 구글 출신 황태현 CTO를 선임했다.
IT 인재들이 유니콘 기업을 찾는 이유는 연봉·성장가능성·고용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유니콘 업체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설문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말 개발자 3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개발자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개발자가 취업·이직 시 고려하는 요소 1순위는 연봉(38.8%)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워라밸 가능 여부 (11.5%) △근무지 위치(6.6%) △회사의 성장 가능성(6.3%) △개인의 성장 가능성(6.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빠르게 성장하는 분위기와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수평적인 기업문화도 유니콘 기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대다수의 유니콘 기업은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근무시간대로 알려진 오전 11시~오후 5시를 중심으로 탄력 근무제나 선택적 출퇴근제를 운영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이 IT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관련 인재 이동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신사는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지난달 개발자 대규모 채용을 시작했다. 무신사는 개발 및 프로덕트 직군 입사자에게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고려한 연봉과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 역시 최근 대규모 개발자 신규 채용에 나섰다. 이번 채용에서는 100명 이상의 개발자를 선발할 예정이며, 경력보다 실력을 우선한다는 취지로 별도의 서류평가 절차를 없앴다.
콘텐츠 플랫폼 최초의 유니콘으로 급부상 중인 웹툰·웹소설 스타트업 리디는 최근 개발 직군을 포함한 대규모 경력직 공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역시 지난해 말 100명 규모의 첫 대규모 공개 채용에 나섰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