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처음 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작전을 줄이기로 하고 양국의 평화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1일 러시아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군용 헬리콥터 2대가 러시아 벨고로트에 있는 석유 저장소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동쪽으로 35㎞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트주의 석유 저장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트주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석유 저장고에 화재가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 육군 헬리콥터 2대의 공습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 헬기들이 저고도 비행을 통해 러시아 영내에 진입했다”며 “폭발 사고로 2명의 근로자가 부상을 입었고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텔레그램에 게시된 이미지상으로는 여러 미사일이 저고도에서 발사된 뒤 시설에 폭발이 일어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사실을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사건에 관련이 있다는 성명을 내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공격을 받은 석유 저장시설을 소유한 러시아 석유회사 로즈네프트는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이번 화재로 인해 다친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키이우(키예프)와 돈바스 지역 등에선 교전이 계속됐다. 영국 더타임스는 양측의 평화협상이 쉽게 타결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더타임스는 영토 문제와 관련해 양국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영유권과 관련해 앞으로 15년간 러시아와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반면 러시아는 크림반도가 이미 러시아의 영토란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장악하고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