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14일부터 55세 이전에 퇴직하는 근로자 대부분은 퇴직금을 개인형퇴직연금 상품인 IRP 계좌에 이체해야 합니다. 퇴직금 액수가 300만원 미만이거나 퇴직금 담보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사람만 빠집니다.
IRP는 퇴직금과 같은 목돈을 입금해 세제혜택을 누리면서 연금자산으로 불릴 수 있어 이왕이면 잘 유지하는게 좋지만, 불가피하게 적립한 돈의 일부를 인출해야 한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중도인출 가능 사유와 사유별 세금 차이
IRP는 법에서 정한 특정한 사유에 해당할 경우에만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도 중도인출이 가능합니다. 법에서 정한 중도인출 사유는 △본인 또는 부양가족이 질병 등으로 6개월 이상 요양하는 경우 △개인회생 절차가 개시되거나 파산선고를 받는 경우 △천재지변을 당한 경우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의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차보증금을 내야 하는 경우 △코로나19 감염을 비롯한 사회적 재난을 당했을 경우 등입니다.중도인출 시 납부하는 세금 부담도 사유에 따라 다릅니다.
개인회생 절차 개시 및 파산선고 시, 천재지변을 당했을 경우, 본인 또는 부양가족의 질병 등으로 6개월 이상 요양하는 경우는 일정금액 이하로 중도인출할 때 퇴직소득세의 70%에 해당하는 연금소득세를 내면 됩니다.
그러나 주택 구입 및 임차보증금 부담, 사회적 재난을 당한 경우 등을 사유로 중도 인출할 때는 계좌 해지 후 전액 인출할 때와 동일하게 퇴직소득세를 납부해야 합니다.
퇴직금 인출이 예상되면 IRP계좌를 새로 개설해 이체
퇴직금을 수령했을 때 이미 보유한 IRP에도 이체 가능하지만 계좌를 새로 개설해 이체해도 됩니다. 만약 불가피한 퇴직금 인출이 예상된다면 이미 보유한 계좌보다는 가급적 별도의 IRP를 새로 개설해 퇴직금을 이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IRP계좌는 원칙적으로 부분인출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보유한 IRP로 퇴직금을 받았다가 인출하려면 계좌를 해지해 퇴직금 뿐 아니라 먼저 납입한 돈과 운용수익까지 한꺼번에 인출해야 합니다. 또 이 경우 퇴직금은 퇴직소득세를 내지만 이전에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16.5%의 기타소득세까지 내야 하고요.
IRP계좌를 새로 개설해 퇴직금을 따로 이체해 두면, 새로 만든 IRP계좌만 해지하고 기존에 운용중인 연금자산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단 IRP는 금융회사별 1인 1계좌만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IRP계좌는 기존 계좌를 개설했던 곳과 다른 금융회사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 계좌에 퇴직금이 이체된 이후이면 인출순서 유념
기존 IRP계좌에 퇴직금을 이체한 후 일부를 인출해야 할 상황이라면 세금부담 측면에서 계산이 좀 복잡해집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법에서 정한 중도인출 사유에 해당해 부분인출할 경우 사유별 세금 차이를 살핀 뒤 적립된 돈의 원천별 규모를 파악해 봐야 합니다.주택구입 목적으로 중도에 부분인출이 필요한 경우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IRP계좌에서 돈이 인출될 때는 가입자의 세부담이 적은 돈이 먼저 인출되는 것으로 가정합니다.
이에 따르면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 납입한 본인 부담금, 퇴직금, 세액공제 받은 본인 부담금 및 운용수익의 순으로 인출되는 것으로 보아 과세가 결정됩니다.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 납입한 본인부담금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으며, 퇴직금 인출에 대해서는 퇴직소득세가 과세됩니다.
마지막으로 세액공제 받은 본인 부담금 및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기타소득세(16.5%)가 과세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박영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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