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5㎡ 이하 '국민 평형'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가점제 청약 제도에서 최저 커트라인을 넘기기 힘든 '청포족(주택 청약을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외면받은 결과다.
29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전용 61~85㎡이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5.99대 1에 그쳤다. 전용 60㎡이하 평균 경쟁률도 17.04대 1이었는데, 전용 85㎡ 초과 면적은 평균 90.0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809.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동탄2신도시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 역시 전용 102㎡A,B에 각각 10만7508명, 7만4443명이 몰리며 지난해 전체 분양 물량에서 나란히 상위 1, 2위의 청약 접수 건수를 기록했다.
올해도 중대형 면적의 인기가 높다. 1월 인천 연수구 일원에 분양한 '더샵 송도아크베이' 전용 98㎡는 74가구 모집에 1만5622명이 몰려 1순위 평균 211.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청약 당첨 커트라인이 높은 수도권에서 추첨제 비중이 큰 중대형 면적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지난해 전용 85㎡ 초과 면적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9.97대 1로 수도권보다 낮았다.
현재 분양시장에서 전용 85㎡ 초과 중대형 면적은 투기과열지구 내 50%,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0%가 추첨제 물량으로 공급된다. 반면 전용 85㎡ 이하 면적의 경우 투기과열지구에서 가점제 100%, 조정대상지역에서는 75%로 공급된다. 저가점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서려면 전용 85㎡ 초과 중대형 면적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타 면적 대비 희소성이 높다는 점 역시 중대형 면적이 높은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R114 기준 지난 5년간 수도권에서 공급된 전용 85㎡ 초과 중대형 물량은 △2017년 8.1% △2018년 9.03% △2019년 6.7% △2020년 6.35% △2021년 9.12% 등 꾸준히 전체 물량의 10%를 밑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주택시장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청약 진입장벽은 높아지면서, 중대형 물량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최근 수도권 일대에서 추첨제 물량 비율을 높인 신규 단지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만큼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이라면 이를 눈여겨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