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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노조 힘만 키워준 현대차 특별 격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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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한 시간 내 노력을 인정해 보상하겠습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지난 25일 현대모비스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의 일부다. 현대모비스 노동조합이 이달 초부터 “현대자동차·기아와 같은 수준의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라”며 단체행동에 나선 지 약 한 달 만이다.

조 사장은 이 글에서 “부품사로서 기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정서를 이해하고 있다”며 “다만 격려 방안을 구체화하는 데 다소 시간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맏형 격인 현대모비스마저 사실상 특별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함에 따라 노조 반발이 여전한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오토에버, 현대로템, 현대위아 등 다른 계열사도 격려금을 지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그룹 안팎의 관측이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마지막 방어선이 무너진 것”이라며 “현대차·기아가 모든 직원에게 격려금을 지급할 때부터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노사 갈등은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12월 ‘탤런트 리워드’라는 이름으로 성과가 뛰어난 상위 10% 연구·사무직 책임매니저에게 1인당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면서 시작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앞서 지난해 3월 직원들과의 온라인 타운홀미팅에서 “인재들이 내는 성과를 잘 찾아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의 약속대로 탤런트 리워드가 시행되자 그룹 안팎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문제는 현대차·기아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불거졌다. 노조는 연초부터 “일부에게만 성과급을 준 것은 단체협약 위반이다. 모든 조합원에게 지급하라”며 연일 시위를 벌였다. 현대차·기아는 결국 이달 초 모든 직원들에게 1인당 4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했다.

현대차·기아가 그동안의 ‘금기’를 깨고 ‘차등 보상’을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노조에 밀려 결국 ‘동일 보상’을 선택한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 많다.

한 책임급 연구직은 “앞으로 다시는 차등 보상 카드를 꺼내기 힘들게 됐다”며 “직원들은 더욱 강성 노조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성과보상 체계를 정교하게 짰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1위 완성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에 걸쳐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평가 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회사가 장기적 관점에서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노조가 이에 공감한 결과다. 일시적으로 차등 격려금을 지급했다가 원점으로 돌아간 현대차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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