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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대체연료, 유럽은 적극 한국은 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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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LPG차 72%가 유럽서 판매, 바이오에탄올도 활용

 자동차에 사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를 두고 유럽과 한국의 친환경성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유럽은 LPG를 친환경 대체연료에 포함시켜 적극 권장하는 반면 한국은 LPG를 친환경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또한 유럽은 바이오에탄올을 휘발유에 섞어 탄소를 줄이는데 반해 한국은 아직 바이오에탄올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친환경 전환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적으로 유럽은 LPG 또한 휘발유 및 경유로 대표되는 화석연료인 것은 맞지만 환경 측면에선 이들보다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유럽연합이 연료 채굴부터 소비까지 전과정(LCA, Life Cycle Assessment)을 분석한 결과 LPG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 및 경유보다 20% 적다는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그러자 LPG를 휘발유나 경유의 대체 연료로 지정해 적극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판매되는 모든 차가 BEV 또는 FCV로 완벽히 전환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수송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일부라도 LPG로 바꾸는 게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덕분에(?) 유럽은 지난해 세계 LPG차의 72%를 차지할 만큼 시장을 주도했다.  

 바이오에탄올에 대한 관점도 마찬가지다. 현재 바이오에탄올을 수송 부문의 연료로 도입한 곳은 북미를 포함해 유럽 내에서만 17개 국가에 달한다. 옥수수 등에서 추출하는 에탄올의 전주기(LCA)를 분석한 결과 탄소 배출이 휘발유 대비 46% 줄어드는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 등에선 연료에 부과되는 세금보다 오로지 탄소 배출만을 기준 삼아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규모는 어떻게 될까?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내 대체연료 자동차 판매는 모두 22만6,702대로 전년의 15만3,000대와 비교해 47% 가량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프랑스 194%, 이탈리아 14%, 폴란드 45%, 스페인이 31%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외 오스트리아, 불가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대체연료 자동차 판매가 큰 폭의 성장을 기록한 반면 휘발유 및 경유차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디젤차는 작년 한 해 동안 190만1,191대가 팔리며 전년의 277만6,665대보다 31.5% 감소했고 휘발유차도 전년 대비 17.8% 감소한 388만5,432대에 머물렀다. 덕분에 유럽은 세계 LPG차 운행의 중심 지역이 됐다. 세계LPG협회(WLPG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72개국에서 2,780만대의 LPG차가 운행 중인데 그 중 72%인 1,998만대가 유럽에 집중된 셈이다. 

 유럽은 LPG차에 오히려 인센티브도 주고 있다. 실제 프랑스는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자동차를 0~6등급으로 구분하는데 배터리 전기 및 수소차는 0등급, LPG 및 CNG 등 가스 차는 1등급으로 분류했다. 아울러 등록세 무료 또는 50% 할인, 무료 주차, 자동차보유세 면제 및 부가세 환급 혜택을 지원, 탄소 배출을 줄여가고 있다. 또한 LPG에 낮은 세율을 적용해 연료의 경제성도 소비자가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LPG를 줄이려는 국내 정책과는 근본적인 생각부터 다른 형국이다. 

 이밖에 스페인도 자동차 배출가스 라벨 시스템을 도입하며 LPG차를 에코(ECO) 등급으로 분류해 구매 보조금 지급과 세금 감면, 고농도 대기오염 발생 시 시행하는 2부제 예외 등의 시책을 운영 중이다. 심지어 주차규제구역에서 주차비를 50% 할인해주기도 한다. 또한 영국은 LPG에 낮은 세금을 부과하고 2032년까지 변동이 없도록 동결하기도 했다. 나아가 LPG 상용밴, 택시 등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오는 2024년부터 LPG를 사용하는 자동차는 저공해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나아가 HEV는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저공해차에서 배제하되 온실가스 저감 효과, 가격 경쟁력 등을 고려해 부품업체 지원은 지속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탄소 감축의 획기적인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휘발유 및 경유 사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그런데 너무 억제하면 유류세가 줄어 걱정이다. 그래서 휘발유 및 경유의 대체 연료 확대에 소극적인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유럽과 달리 수송 연료의 탄소 배출 감축이 환경이 아닌 세제 시각에서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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