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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러 몽니에…유엔 안보리, 北 ICBM 규탄성명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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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관련해 규탄 대응에서부터 벽에 부딪혔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옹호하고 나서면서 유엔 차원의 대북 추가 제재도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전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규탄하는 언론성명 채택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상임이사국 중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한국을 비롯한 이사국 대부분은 북한의 ICBM 시험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보고 성명 채택을 주장했다. 그러나 또 다른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은 북한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해선 안 된다”며 성명 채택에 반대했다.

유엔 안보리가 내리는 결정은 실질적 강제력을 지닌 ‘결의’,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공식 기록으로 남는 ‘의장 성명’, 공식 기록으로도 남지 않는 ‘언론 성명’이 있다. 가장 약한 단계의 대응에서부터 막힌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북 추가 제재도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2397호 결의를 언급하며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397호 결의는 북한이 ICBM을 쏘면 이른바 ‘트리거’(방아쇠) 조항에 따라 현재 원유는 연간 400만 배럴, 정제유는 50만 배럴로 설정한 대북 공급량 상한선을 추가로 줄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미국의 책임도 있다는 논리를 제기하면서 제재 강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미국이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다 한반도 주변에 전략적 핵무기를 배치해 북한의 안보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유엔 안보리의 성명 채택이 무산된 당일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유선 협의를 통해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다. 노 본부장은 이번 협의에서 북한이 긴장 조성 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을 당부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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