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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류세 인하 30%로 확대…휘발유 ℓ당 82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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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내달부터 휘발유 등에 부과되는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휘발유를 기준으로 리터당 82원의 가격 인하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2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이같은 방침을 확정했다. 내달까지 기존 20% 인하 조치가 적용되고 5월부터 인하폭이 확대될 수 있지만, 최근 유가 급등세가 가파른만큼 4월에 바로 적용될 가능성도 높다. 유류세 30% 인하 적용 시점은 내달 5일로 예정된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결정된다.

30%의 유류세 인하폭은 정부가 법적으로 인하할 수 있는 최대치다. 교통·에너지·환경세법은 '국민경제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교통세에 적용하는 세율을 30%까지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30% 이내의 세율 조정은 정부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해 정부가 방침을 정하면 즉시 시행 가능하다.

교통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을 합한 유류세는 ℓ당 820원이다. 유류세 20% 인하 조치에 따라 작년 11월부터 164원 떨어진 656원이 부과되고 있으며, 30% 인하가 이뤄지면 574원으로 하락하게 된다. 유류세 추가 인하에 따라 ℓ당 경유가 58원, 액화천연가스(LPG) 부탄이 21원씩 에너지 가격 부담이 가벼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11월 중순부터 올해 4월까지 유류세를 20% 한시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유가 추가 상승으로 에너지가격 불안이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지 않자 이달초 해당 시한을 7월로 3개월 연장했다. 그럼에도 휘발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가격은 오히려 계속 오르고 있다. 처음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지 5개월만에 추가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 이유다.

최근 1년 사이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부담은 32.3% 치솟았다. 국제유가가 급등과 원화 가치 하락이 동시에 이뤄지며 수입 에너지가격이 상승폭을 키운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3월초 배럴당 60달러대이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110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달러당 1120원 안팎이던 원달러 환율도 1220원을 넘어섰다.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휘발유 가격에 반영되는데 통상 3~4주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당분간 휘발유 등이 가격 상승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유류세 인하폭이 20%에서 30%로 높아지면 L당 유류세 인하폭은 휘발유가 246원, 경유가 174원, LPG(액화천연가스) 부탄이 61원에 이르게 된다. 유류세의 근간이 되는 교통세가 법정세율이 아닌 탄력세율을 기준으로 책정되고 있어 인하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교통세의 탄력세는 529원으로 법정세(475)보다 많아 30%를 할인하면 절대적인 인하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류세는 516원까지 떨어져 휘발유 가격이 58원 추가 인하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폭이 워낙 높아 이같은 조치에도 국민들의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정부의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로 1737.39원에서 1646.37원까지 떨어졌던 휘발유 가격은 올해 2월 1739.79원을 기록하며 유류세 인하 전 수준을 회복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는만큼 유류세 인하는 소비자의 휘발유 가격 부담을 줄여준다기보다는,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를 줄이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유류세 세수 감소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올 4월까지 유류세 20%를 인하하면 2조4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류세 인하 폭이 커지면서 전체 세수 감소는 5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다만 원유 수입 관세 수입 증가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 금액이 부과되는 유류세와 달리 원유 관세는 수입 금액의 3%가 일괄 부과돼 국제유가가 오를수록 세수도 늘어난다. 정부가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고 유류세 인하를 결정한 배경이다.

유류세와 관세 등의 영향으로 한국의 휘발유 가격 부담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유가정보 집계업체인 글로벌 페트롤 프라이스에 따르면 한국의 휘발유 가격은 L당 1.68달러로 세계 평균인 1.33달러 대비 25.9% 높았다. 한국의 휘발유값은 집계 대상 170개국 중 42위에 올랐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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