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에 대해 "아무리 정상 간에 받았다 하더라도 키우던 주인이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사저로 가져가서 키워도 되지 않겠나"라며 이렇게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목련관 만찬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풍산개 두 마리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는 사진을 보여주며 "이 개들은 혈통증명서도 있다"고 말했다.
풍산개는 북한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북한이 자랑하는 상징적인 동물로 꼽힌다. 정상회담 일주일 뒤 풍산개 두 마리는 판문점을 통해 우리 측에 인계됐다. 문 대통령은 이후 곰이와 송강이라고 이름을 짓고, 문 대통령이 키우던 풍산개 반려견인 마루, 유기견 토리 등과 함께 청와대에서 키웠다.
대통령이 국가원수로부터 받은 선물은 일반적으로 대통령 기록관으로 가지만, 생물은 이관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원칙적으로는 문 대통령이 퇴임하면 곰이·송강이는 국가가 운영하는 동물원이나 지자체, 공공기관에 분양해야 한다. 윤 당선인이 이어서 키우는 방법도 있다.
윤 당선인은 그러나 "저한테 주신다면야 잘 키우겠지만"이라면서도 "동물을 볼 때 너무 사람 중심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선물 취지에도 맞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한남동 공관을 쓸 생각인데 강아지는 데려가지 않겠냐"며 "늦어지면 (자택인) 서초동에서 키워야 한다"며 농담하기도 했다.
조미현/정의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