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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이전' 풍수지리 논란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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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발표 후 정치권에 ‘때아닌’ 풍수지리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무실을 이전하려는 배경에 풍수지리설이 있다”며 윤 당선인 공약에 ‘무속’ 프레임을 씌우려는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발하면서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공약을 무속 신앙, 풍수지리설과 연관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선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역대로 풍수지리를 하는 사람들이 청와대가 터가 좋니, 안 좋니 하는 논쟁은 오래됐다”며 “참고하실 수는 있는데 저렇게 밀어붙일 사안은 아니다”고 윤 당선인을 에둘러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17일 “일설에는 풍수가의 자문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은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씨가 풍수지리와 무속 등에 근거해 결정을 내렸다는 일각의 소문을 암시하며 “그분이 청와대에는 한 발도 들이지 말라고 한 거냐”고 했다.

윤 당선인은 20일 기자 회견에서 이런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자 “대선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무속은 민주당이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일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김씨가 집무실 이전에 관여했다는 소문에 대해 “그건 전부 민주당 측에서 퍼뜨리는 가짜뉴스”라며 “처음 구상할 때 정부청사와 외교부 청사밖에 없었는데, 경향신문의 국방 전문기자가 쓴 (3월 15일자) 칼럼을 보고 담당 실무자가 국방부로 가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언론 보도를 참고해 국방부를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보지를 정할 때 풍수지리도 하나의 변수로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다만 “가장 중요한 건 위치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지종학 대한풍수지리학회장은 “현재 청와대가 북악산, 인왕산 등 험한 산으로 둘러싸인 폐쇄적인 공간이라면 용산은 둔지산 등 나지막하고 부드러운 흙산으로 이뤄져 오픈된 공간”이라며 “풍수적 관점에서는 용산과 같이 트인 공간으로 나오면 소통이 더 수월할 수 있다”고 했다. 전통적인 ‘배산임수’ 요건에 용산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용헌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는 “서울의 크기가 작았던 조선왕조 때는 작은 청계천으로도 충분했다면 도시가 더 커진 지금은 큰 물인 한강을 가까이 해야 한다”고 했다.

반론도 나왔다. 문화재청 문화위원이자 풍수학 연구자인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사람도 좋은 면만 보면 한없이 좋게 볼 수 있겠고 나쁜 면만 보면 한없이 나쁘게 볼 수 있다”고 했다. 풍수지리적으로 청와대가 용산보다 더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는 의미다. 그는 “청와대 흉지설은 해방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말로가 안 좋아서 나왔다”며 “그것은 풍수지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권력남용, 사욕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풍수지리보다 대통령의 자질,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풍수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고 국민의 뜻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풍수가 지향하는 바”라고 말했다.

성상훈/최예린/이광식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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