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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급반등…3일 만에 100弗 재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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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원유 수요가 더 늘어나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은 전날보다 8.4% 오른 배럴당 10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긴 것은 3거래일 만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8.8% 오른 배럴당 106.6달러에 마감했다.

며칠간 하락세를 보인 국제 유가가 이날 급반등한 것은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가 글로벌 공급난 우려를 재점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IEA는 보고서에서 다음달부터 하루 30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산유량의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1000만 배럴로, 이 중 절반을 수출했다. IEA는 러시아산 제품의 공급 축소분이 유가 급등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분(하루 100만 배럴)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합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의 4차 평화협상에서 잠정 합의를 이뤘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논의를 계속 하겠지만 협상에 주요 진척이 있었다는 얘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러-우크라 휴전협상 지지부진…모건스탠리 "유가 120弗" 전망
세계 2위 석유제품 소비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유가가 다시 오른 원인으로 꼽힌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코로나19 방역을 강조하면서도 “경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주요 도시에 내려진 봉쇄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중국의 ‘기술 허브’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는 일부 지역의 봉쇄를 해제하기도 했다.

국제 유가는 지난 8일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며 2008년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벌어지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하지만 9일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16일에는 배럴당 9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다. 핵합의가 복원돼 세계 5위 산유국인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해제되면 원유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양국이 4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입을 포기하고 미국 영국 터키 등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대가로 외국 병력과 무기를 지원받지 않겠다는 내용에 잠정 합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깜짝 증가세를 나타낸 점도 공급 우려를 완화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1일로 끝난 1주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434만5000배럴 증가한 4억1590만7000배럴로 집계됐다.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원유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국제 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120달러로 종전보다 20달러 상향 조정했다. 마틴 래츠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유가 변동성은 더 극심해질 것”이라며 “러시아가 앞으로 몇 달간은 원유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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