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급 인선에 부동산·교통 분야 전문가가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과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기치로 선거에서 승리한 만큼 부동산업계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오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인수위 경제2분과 위원으로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간사),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 유웅환 전 SK 혁신그룹장,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등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날 인선된 경제2분과 인수위원들은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이거나 대기업 임원, 창업 등을 경험한 전문가다. 산업·통상 분야 전문성은 있지만 부동산과는 거리가 멀다. 통상 경제1분과는 거시경제·금융·조세정책을 다루고 경제2분과는 산업·에너지·통상정책을 담당한다. 과거 인수위에서 부동산정책은 2분과에서 맡아왔다.
정가에서는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 구상을 주도한 김경환 전 국토교통부 차관을 포함해 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 김현아 전 의원, 심교언 건국대 교수 등의 부동산 전문가들을 인수위원 후보군으로 예상했었다. 후보군이 적지 않았는데도 24명의 인수위원 중 단 한명의 부동산 전문가도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다.
부동산 업계는 물론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도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기치로 이번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데다 주택 250만호 공급, 재건축 규제완화, 부동산세제 개편, 청약제도 개편 등 대대적인 부동산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할 일은 태산인데 원활한 업무처리가 쉽지 않은 구조가 된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토부 국과장급 실무진에서 공약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겠지만, 인수위원이 없으면 권한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부동산 시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