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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 못한 화이트데이…편의점들 "사탕·초콜릿 반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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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유통업계가 '화이트데이'(3월14일) 특수를 제대로 못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동인구가 급감한 데다 재택근무 등으로 친구·동료와 선물을 주고받는 수요가 줄었기 때문. 공교롭게 이날 비까지 내려 일교차도 커지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 발길이 끊겼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54)는 “화이트데이 관련 상품들을 작년 판매량 정도로 발주를 넣었는데 70%도 안 팔렸다”며 “작년도 전년(2020년)에 비해 판매량이 많지 않았는데 올해 상황은 더욱 안 좋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남은 화이트데이 프로모션 제품이 장기간 재고로 남을 것을 우려해 전량 본사에 반품할 예정이라고 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화이트데이를 겨냥해 각종 프로모션 상품이 나왔지만 현장에선 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했다는 푸념이 쏟아졌다. 점주들이 자체적으로 매대를 세우고 화이트데이 마케팅에 나섰지만 좀처럼 분위기가 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상당수 편의점 점주들은 “기념일 특수는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 분당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김모 씨(26)는 “화이트데이 기념일 즈음해 근무 내내 사장님이 초조해하며 프로모션 제품이 잘 팔리는지 물어봤지만 대답하기 민망할 정도로 안 팔렸다”고 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퍼져서 그런지 방문 손님 자체가 줄었고 기념일 상품 구매 고객은 더욱 적었다”고 덧붙였다.

근방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46)도 “요즘엔 온라인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유명 매장을 찾아 기념일 초콜릿이나 사탕을 사지, 편의점에서 어설프게 포장된 상품들을 사겠느냐.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같은 기념일은 편의점에서 가장 큰 매출이 발생하는 날로 사람들이 줄 서서 상품을 사 가곤 했는데 지금은 옛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궂은 날씨 탓도 있었다는 점주들 반응이 많았다. 화이트데이 당일인 14일과 전날인 13일에 상품 대부분이 소진되는 경우가 많은데, 전국적으로 주말부터 시작해 월요일인 14일까지 비가 왔다. 편의점 점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비 때문에 화이트데이 매대를 준비해 놓고도 바깥에 세워두지 못했다“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소비자들도 기념일을 겨냥하는 일명 ‘데이 마케팅’에 대한 반응이 시들한 분위기다. 기업들 마케팅으로 수많은 '데이'들이 생겨나면다. ‘빼빼로데이’(11월11일)를 ‘가래떡데이’로 부르기도 하는 등 같은 날을 두고 의미가 중복되거나 유사한 의미를 가진 날들도 연중 반복되는 형편이다.

중견기업 직장인 윤모 씨(29)는 “워낙 기념일이 많아 주변에서도 다 챙기는 분위기가 아니다”라면서 “초콜릿이나 사탕, 과자 등 과대 포장된 제품을 보면 상술이란 느낌이 든다. 차라리 맛있는 식사를 하거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하며 기념일을 보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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