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총격에 한쪽 팔을 절단하게 된 우크라이나 소녀 사샤의 사연에 러시아를 향한 국제적 공분이 이어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소녀 사샤(9세)는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키이우를 빠져나가려다가 러시아군의 기습 총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사샤는 왼팔에 러시아군이 쏜 총알을 맞았지만 나머지 가족들과 지하 대피소를 찾아 몸을 숨겼다.
총상을 입은 고통으로 반복적으로 정신을 잃는 사샤를 자원봉사자들이 흰 깃발을 흔들며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고 사샤는 결국 왼쪽 팔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게 됐다. 담당 의료진은 총알로 인해 괴사가 진행되고 있어 사샤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왼팔을 팔꿈치 위까지 절단할 수밖에 없었다.
사샤는 "왜 러시아 군인이 나를 쐈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그들이 나를 해치려고 일부러 공격한 것이 아니라, 그저 사고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샤의 치료를 맡았던 한 의료진은 "사샤가 정신을 차린 뒤 처음 한 말은 '솔직히 말해 주세요. 제 왼팔이 남아 있나요?'였다"라며 "사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할지, 진실을 말해 줘야 할지 혼란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사샤가 건강해질 수 있는지와 꽃으로 물든 분홍색 인공 팔을 가질 수 있는지를 물었을 때는 마음이 아팠다"며 "군인들이 아이들을 다치게 하다니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인권사무소는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어린이 46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어린이 부상자는 62명으로 집계됐다. 유엔은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에서 사상자 보고 및 검증이 지연되고 있어 실제 사상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