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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선 기다린듯한 "北 ICBM"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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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선인 눈치를 본 것 아닐까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부의 뒤늦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표에 대해 이 같은 의구심을 제기했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북한의 최근 두 차례 미사일 도발이 정찰위성을 가장한 신형 ICBM 시험발사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달 27일과 지난 5일 각각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한·미 양국 간 정밀분석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당초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이라고 추정한 것과는 상반됐다. 북한이 2018년 4월 이후 유지해온 ‘핵실험·ICBM 발사 중지(모라토리엄)’ 해제로 연결되는 문제였다.

사안의 중대성만큼이나 주목받은 것은 공개 시점이었다. 공교롭게도 20대 대선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바로 다음 날 발표됐기 때문이었다. 군은 “3~4일간 다출처 정보를 따져 본 결과”라고 설명했다. 설명대로라면 나중에 발사된 미사일도 대선 전날인 8일이나 늦어도 선거 당일 정밀분석 결과가 나왔던 셈이다. 북한의 ICBM 도발을 진작 확인하고도 지난 11일까지 함구하고 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군도 의혹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가 안보적 관점에서 특별한 메시지가 발산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양측 합의하에 같은 시각에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모라토리엄 해제에 나서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군이 대선 전 ‘북한의 ICBM 시험발사’ 발표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다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윤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곧바로 ‘태세 전환’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정치 군대’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은 대선 전날 북한 선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에 휩싸였다. “이삿짐을 나르려다가 방향을 잃었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진술에도 불구하고 나포한 북한 선박과 탑승자들을 하루 만에 북측에 인계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탑승자 7명 중 6명은 군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이 NLL을 침범한 것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이후 처음이었다.

한반도의 긴장 수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다음달 시행될 예정인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김일성 생일(4·15) 110주년을 도발 시점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이 경계 태세 강화에만 신경 써도 모자랄 시점이다. 시선을 정치권이 아닌 전방에 고정시켜야 ‘한반도 평화’가 보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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