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모저모 신현아입니다. 반도체 때문에 차량 출고가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부품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는데 그만큼 또 신차 수요가 엄청나기 때문이죠.
제가 소비자라면 정말 지긋지긋할 것 같아요. 인기 차량들은 구매하고 차를 받기까지 최소 6개월은 기본으로 걸리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차량들의 출고 대기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현대차, 기아차 중심으로 간단히 한 번 살펴볼게요. 혹시 이달 차량 구매 계획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월은 출고 대기기간이 2월보다 더 길어졌습니다. 길게는 4개월 더 늘어났고요. 대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하이브리드, 전기차 중심으로 대기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는 반도체가 더 많이 들어가다 보니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공급이 좀 더 지연될 수밖에 없겠죠. 전기차 대기는 1년이 기본값입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아반떼 일반 모델 그리고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최소 7개월 정도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3월 납기표를 보면 대기기간에 대한 언급이 따로 없는데요. 2월달에 7개월 이상 걸린다고 했었거든요. 3월 구매하시는 분들도 최소 이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봐야겠죠.
한때 국민차로 불렸던 쏘나타는 지금 구매하면 가솔린 모델은 6주, 하이브리드 모델은 4개월 기다려야 차량 받으실 수 있습니다.
국산 베스트셀링카죠. 그랜저는 가솔린 모델은 최대 5개월, 하이브리드차는 7개월 이상 걸립니다. 그랜저는 세대 변경된 지 5년 정도 됐고, 올 하반기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데도 여전히 인기가 많네요. 명불허전 베스트셀링카입니다. 그랜저 구매 생각 있으신 분들은 이런 점들 잘 참고하시면 좋겠죠.
SUV 모델들은 수개월은 기본으로 걸리네요. 대세답습니다. 현대차가 20년 만에 내놓은 경차 캐스퍼도 대기 기간이 만만치 않은데요. 출고까지 4개월 걸린다고 합니다.
베뉴는 원톤 모델은 최대 9개월, 투톤 모델은 11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고요, 코나 일반 모델은 5개월, 하이브리드 모델은 7개월 소요됩니다. 현대차 대표 SUV 싼타페는 내연기관 모델은 5개월, 하이브리드차는 9개월 대기를 예상해야 합니다.
제네시스도 SUV 대기기간이 더 긴데요. GV70은 8개월, GV80은 9개월 이상 기다려야 차량 나옵니다. 세단 라인인 G70은 지금 구매하면 3개월, G80은 4개월 뒤 출고가 예상됩니다. 올해 초 출시된 회장님차 G90 인기도 엄청난데요. 1억원이 훌쩍 넘는 차인데 최첨단 기능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쓰이는 반도체도 많기 때문이겠죠. 무려 10개월 기다려야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기아차 보겠습니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전반적으로 대기기간이 더 길어요. 특히 3월은 내비게이션 관련 반도체 수급이 힘들어지면서 공급이 더 지연되는 상황입니다. K3, K5, k8, 셀토스, 스포티지, 쏘렌토까지 핵심 차종들의 경우 내비게이션 미적용 시 한 달 안으로 출고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근데 현실적으로 내비게이션을 포기하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요. 휴대폰 연결 통해 티맵 쓰시는 분들이 더 많지만, 내비게이션은 어쨌든 기본으로 선택하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차종별로 납기 살펴보면 모닝과 레이는 출고까지 4개월 소요되고요. 내비게이션을 적용하지 않으면 1.5개월로 단축됩니다.
K3는 3개월 걸리고요. 선루프나 크렐 사운드를 추가하면 4개월로 대기기간이 늘어납니다. K5는 가솔린 모델 5개월, 하이브리드 모델은 9개월 이상까지 걸리고요. LPG 모델은 무려 1년 이상, 정확히는 13개월 대기해야 합니다.
K8도 대기기간 만만치 않네요. 아무래도 기아 K시리즈 세단 라인은 인기가 높기 때문이죠. K8 가솔린 모델은 6~8개월(2.5 가솔린: 8개월, 3.5 가솔린: 6개월) 걸립니다. 하이브리드는 11개월 이상, LPG 모델은 1년 대기 예상해야 합니다. K9은 전 사양 2개월 소요됩니다.
기아가 SUV '맛집'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10개월 대기는 기본입니다.
예뻐진 외관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는 출고까지 11개월 걸린다고 합니다. 셀토스 가솔린 모델은 5개월 소요됩니다. 참고로 셀토스 디젤 모델은 지난해를 끝으로 생산 중단됐습니다.
베스트셀링 SUV 쏘렌토의 경우 디젤은 13개월, 가솔린은 12개월 걸리고요. 스포티지는 디젤 모델은 11개월, 가솔린은 1년 소요됩니다.
두 차량의 하이브리드차 대기기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출고까지 무려 16개월 예상됩니다. 현대기아차 중 가장 긴 납기인데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두 달 새 3개월 정도 대기기간이 늘어났습니다.
전기차는 1년 이상 대기는 기본이라고 봐야 합니다. 3월 보조금 신청이 본격화되면서 수요도 훨씬 높아진 상황이고요.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는 것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대기기간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 아이오닉5과 제네시스 GV60은 1년 걸리고요. 기아 EV6는 무려 15개월. 1년 3개월 소요되는 셈이죠. G80 전기차는 비교적 짧네요. 현재로선 출고까지 3개월 걸립니다.
수입 전기차(자동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 기준)도 간단히 볼게요. 유일무이한 대형 전기 SUV죠. BMW iX는 출고까지 7개월 이상 걸립니다. 작년 7월 출시된 벤츠 EQA 인기는 여전한데요. 최소 1년은 기본이고요. 딜러사마다 다르지만 2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작년 말 국내 론칭한 폴스타 브랜드의 첫 전기차죠. 폴스타2도 1년 대기가 예상되고요. 폴스타2는 사전 예약에서만 올해 목표치를 다 채울 정도로 상당히 인기를 보였던 차량입니다. 최근 반도체 공급 문제로 옵션을 계약자들에게 공지하지 않고 임의로 축소해서 논란이 일긴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관심의 중심에 있는 차량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차종별 대기 기간은 3월 시점에서 예측한 기간입니다. 반도체 상황이 개선되면 이보다 짧아질 수도 있고요. 상황이 악화하면 더 길어질 수도 있겠죠. 저도 작년에 차량 구매했는데 계약 당시 3~4개월 기다리면 된다고 들었는데 기다리는 사이 반도체 공급 상황이 더 안 좋아져서 예상보다 더 기다려서 차를 받았거든요.
신차가 이렇게 안 나오니 중고차 시장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신차보다 더 비싼 가격에 차가 팔리는 이상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고 하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조사들이 차량 출시에 급급할 게 아닌 밀린 주문량을 먼저 출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아무쪼록 반도체 문제가 빠르게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차모저모 신현아였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유익한 얘기로 찾아올게요.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