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역할론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가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수를 기록할 정도로 정치적 입지를 증명했다는 이유에서다. 지지자 사이에서는 오는 6월 서울시장 출마나 지방선거 이후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등이 거론된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11일 라디오에 출연해 이 상임고문에 대해 "국민적 기대가 있고 아직 나이도 젊다"며 "(6월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결국은 (윤석열 당선인과) 27만표 차이"라며 "(득표율로 보면) 출발선상은 완전히 같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지층 사이에서는 서울시장 출마설과 당 대표 도전설이 거론됐다. 손혜원 전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후보 시절 공약을 지금 민주당 의석수라면 다 할 수 있다"며 "(이 상임고문을)민주당에서 당 대표로 추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당 대표가 아니라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으로 나가시라"며 "(이것이) 민주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상임고문이 서울시장 출마나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사실상의 대선 불복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또 당내 주류 계파인 친문(친문재인)과의 갈등이 노출된 가능성도 있다.
이 상임고문은 연일 '메시지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SNS에 "우리 모두 간절했고, 그랬기에 선거 결과에 마음 아프지 않은 분 또한 없을 것"이라며 "혹시 누군가를 탓하고 싶은 마음이 드신다면, 부디 이재명의 부족함만을 탓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진 것이지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 위기 극복과 국민통합을 바라는 시민의 꿈이 진 것이 아니다"라며 "더 나은 변화를 위한 길, 한 발 한 발 함께 걸어달라"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