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산층을 더 두텁게 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정책 운영 방향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대통령 당선 인사’를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등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이어온 정부 주도의 이념에 기반한 경제정책 기조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당선인은 차기 정부의 당면 과제와 관련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과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전대미문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요약했다.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는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중심의 경제로 전환하겠다”며 “따뜻한 복지도 성장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집권 후 여소야대 정치 상황에 대해선 “대통령이 행정부를 맡게 되면 다른 당이 의회 주도권을 잡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정치가 훨씬 성숙할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선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가 된다”며 “당정이 긴밀히 협의해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당의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그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북한의 불법적이고 불합리한 행동에는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하되, 남북한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정책에 대해서는 “한·미 동맹을 재건하고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면서 포괄적 전략동맹을 굳건히 하겠다”며 “경제 안보 외교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첫 공식 행보인 국립서울현충원 참배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했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가운데 첫 번째 통화다. 윤 당선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른 시일 안에 만나 한·미 관계를 더 발전시키자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