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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정점 찍었을까?…하락기에 투자할 주식은 [한경제의 솔깃한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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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동안 원달러 환율은 꾸준히 상승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원달러환율이 1230원을 돌파하면서 약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약 한 달째 가파른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고치를 기록한 환율의 분위기가 이제 바뀔 것이란 분석이 슬슬 나오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이 완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1981년부터 지금까지의 원달러환율 그래프를 보시면 IMF금융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원달러환율이 일정 구간에 머물렀습니다.

주식시장이 하향세인데 환율까지 오르니 미국주식을 추가 매수하기 고민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공포속에 기회가 있습니다. 만약에 원달러환율이 상승세를 멈추고 이제 하락반전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오늘은 환율의 정의, 환율과 주가의 관계, 그리고 환율 하락기의 수혜주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환율이란
환율은 우리나라 돈을 다른 나라 돈이랑 바꾸는 교환 비율을 의미합니다. 다른 나라 돈을 살 때 지불해야하는 원화 금액이라고 이해하시면 쉽습니다.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달러와 원의 교환비율이니까 달러를 예시로 설명해볼게요. 원달러환율이 하락했다는 의미는 1달러를 내기 위해서 지불해야하는 원화 금액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예전에는 1달러를 사기 위해서 1200원을 내야했는데 이제는 1000원만 내면 되니까 원화의 가치가 올랐다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원달러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원화의 힘이 세졌다는 동시에 달러의 힘이 약화됐다는 의미입니다. 원화의 힘이 세졌다는 것을 다른 말로 ‘원화 평가 절상’이라고도 부릅니다. 공식처럼 외워두시면 경제기사 읽기가 더 편할겁니다.

환율을 표기할 때 원달러 환율이라고 해야하냐, 달러원 환율이라고 해야하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환율을 표기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1달러가 1200원이라고 한다면 $1=1200원이라고 쓸 수도 있고 1원=$0.000825라고 표시할 수도 있죠. 이것을 각각 직접표시법, 간접표시법이라고 부릅니다. 직접표시법은 외국통화 1단위와 교환할 수 있는 자국통화의 단위수를, 간접표시법은 자국통화 1단위와 교환할 수 있는 외국통화의 단위수를 의미합니다.

둘 다 맞는 표현이지만 ‘원달러 환율’이라는 표현이 더 자주 사용됩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대비 원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달러가 기준이죠. 그래서 “원달러환율이 1200원이다”라고 표현하는 게 맞습니다. 다수의 언론에서 원달러환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국제 외환 거래에서도 달러화를 기준으로 환율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고요. 즉 한국과 미국 모두가 환율을 ‘$1=1200원’으로 표시하는 것이죠. 미국 입장에서는 간접표시법을 따르는 것이지만 달러화를 기준으로 다양한 통화가 표시되기에 1달러가 각국 통화 기준으로 얼마인지 표시하는 것입니다.

다만 원화를 KRW로, 달러를 USD로 표시하는 이런 국제표준코드에 따를 때에는 기준통화가 앞에 위치합니다. 원/달러환율을 KRW/USD라고 표시합니다. 즉, 원달러환율=1200원, KRW/USD=1200원인겁니다.
환율 내리면 코스피는 오른다?
환율이 떨어지면 주식시장엔 어떤 영향을 줄까요? 역사적인 데이터를 볼게요. NH투자증권이 지난 10년간 코스피지수가 10% 이상 상승한 시기 여덟 번을 분석해 보니 그때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습니다. 달러와 코스피지수가 대체로 반대로 움직인 것이죠.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코스피지수는 올랐습니다.

달러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 우리나라나 대만과 같은 신흥국에 외국인의 투자 수요가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외국인이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우리나라 주식을 사야하기 때문에 원화의 수요가 늘고 가치도 올라가는 구조입니다.

전통적인 환율 하락 수혜주는?
이론적으로 생각해보면 환율이 하락하는 경우에는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집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원유, 원자재를 외국에서 들여오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콩 1Kg이 1달러라고 가정해볼게요. 원달러환율이 1200원이던 시기에는 1200원을 주고 콩을 사왔지만 원달러환율이 1000원으로 떨어졌다면 1000원만 내고도 같은 양의 콩을 살 수 있으니까요. 기업의 생산 비용, 즉 원가가 줄어드는 만큼 실적이 개선됩니다.

전통적으로 환율이 하락하면 식음료, 항공, 운송주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환율 하락기에는 여행주도 인기입니다. 여행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떨어져 원화 가치가 올라가는 시기에는 같은 금액의 원화를 가지고 여행을 떠났을 때 구매력이 더 높아집니다. 5달러짜리 빅맥세트가 6000원에서 5000원으로 줄어드는 것이죠.

최근 환율 급상승으로 실제로 식음료 대장주 CJ제일제당과 농심, 항공운송주인 대한항공은 오히려 올들어 주가가 하락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내기업의 원재료 관련 사항은 분기보고서나 사업보고서 내의 ‘원재료 및 생산설비’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기업들은 피해를 봅니다. 판매하는 물품은 똑같이 10달러인데 수중에 들어오는 원화는 1만2000원에서 1만원으로 줄어드니까요.
환율 하락기 미국주식은?
그동안에는 환율 하락기에 국내주식을 추천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리포트를 보다보니까 이렇게 전통적인 수혜주 이외에, 발상의 전환을 제안한 리포트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한화투자증권의 한상희 연구원이 이달 4일 발간한 리포트인데요. “미국 외 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미국 기업은 당연히 강달러 시기에 이득을 보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S&P500 기업들의 EPS 증가율은 달러지수가 낮아질수록, 그러니까 달러의 힘이 약해질수록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 외에서 발생하는 이익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고요.


특히 최근 마무리된 4분기 실적발표에서 강달러가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는 발표한 곳들이 꽤 있었다고 합니다. 애플, 코카콜라, 린데가 특히 높았죠.

이미 미국에서는 수출 비중 높은 회사들의 매출 증가율이 더 높습니다. 팩트셋 자료를 보시면 2021년 3분기 기준으로, 미국 매출이 50%이하인 부분(초록색)이 미국 매출이 절반 이상인 부분(밝은 파랑색)보다 매출 증가율이 높죠.

환율이 당장 떨어진다고 말할 순 없겠습니다만 환율 정점이 지나는 순간 주식시장도 조금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환율 때문에 미국주식 투자를 망설이고 계신 분들은 현금을 보유하다가 환율이 정상범위로 돌아오면 다시 매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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