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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돕고 뽕도 따고"…中, 러 에너지기업 지분 인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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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러시아의 주요 에너지·원자재 기업들의 지분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집중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를 측면 지원하는 동시에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실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인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중국석화(시노켐), 중국알루미늄공사(차이날코), 우광그룹 등과 러시아 기업 또는 자산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투자 대상 기업은 세계 최대 가스기업인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 업체인 루살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이미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이 다양한 통로로 거래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에너지 기업들은 이미 러시아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한 상태다. 중국석유는 북극해 야말반도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개발하는 야말LNG의 지분 20%를 갖고 있다. 러시아가 야말반도에서 새로 추진 중인 북극LNG2 프로젝트에는 중국석유와 중국해양석유가 각각 10%씩 투자했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의 주요 구매처로도 부상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러시아산 구매를 줄이면서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산 자원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해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됐을 때 중국은 판로가 위축된 러시아산 원유를 국제유가보다 낮은 가격에 도입한 선례가 있다.

올해 국내외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 5.5%'를 내건 중국은 경제의 근간인 에너지 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중국의 원유와 천연가스는 수입 의존도가 각각 72%, 44%에 달한다. 중국이 러시아 에너지를 더 많이 수입하면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미국과 호주산 LNG 수입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략적 측면에서도 중국은 대미 전략의 핵심 파트너인 러시아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판로가 막힌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를 확대해줄 충분한 동기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은 러시아를 정면으로 비난하지 않으면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의 자원을 사주는 게 중국 입장에서도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계속 지지하다가 심각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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