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주관식 수학 문제에 써낸 답안을 두고 정답 처리를 고민했던 보습학원 직원의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한 보습학원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본인이 채점한 한 초등학생 아이의 답안을 올렸다.
아이가 푼 문제는 사격 기록을 나타낸 막대그래프를 바탕으로 '태호'와 '지윤' 중 누구를 대표 선수로 뽑을지 정하고 그 이유를 작성하라는 주관식 문제다.
태호와 지윤이의 각각 3회 기록을 합쳐 누구의 총점이 더 높은지 풀이하라는 것이다. 막대그래프를 보면 태호는 1회 7점, 2회 8점, 3회 10점을 기록해 도합 25점이다. 지윤은 1~3회 모두 9점을 기록해 도합 27점이다.
총점이 지윤이 높기 때문에 정답지의 답은 지윤이었다. 그러나 A 씨는 '태호'가 정답이라는 한 아이의 답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이는 "태호. 태호가 실력이 점점 늘었기 때문이다"라고 연필로 꾹꾹 눌러쓴 답안을 냈다. 지윤의 총점이 높은 것보다 태호의 기록이 점점 나아진 점을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A 씨는 "답지의 정답은 3회 합친 기록이 더 높았기 때문에 지윤이었는데, 학생이 써놓은 답을 보는데 틀렸다고 채점하기까지 참 많이 고민했다"며 "혹시 점점 발전하는 사람이 더 잘하는 거라고 믿는 이 아이의 생각을 내가 꺾는 건 아닐까 (고민했다)"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