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한 지난 2년 동안 일본인의 국력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개 항목에 걸쳐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은 모든 분야에서 일본의 국력이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기술력과 함께 일본인의 자신감을 떠받치던 경제력은 ‘약하다’는 응답이 43%로 ‘강하다’(20%)의 두 배가 넘었다. 2018년 첫 조사에서는 ‘일본 경제가 강하다’는 응답이 37%에 달했고 ‘약하다’는 11%에 그쳤다.
주요국 가운데 경제 회복 속도가 가장 더뎠던 것이 일본인의 자신감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1.7%로 5.0%를 넘은 미국과 유럽연합(EU)보다 크게 낮았다.
정치력(강하다 5%, 약하다 58%) 군사력(강하다 9%, 약하다 50%) 외교력(강하다 5%, 약하다 61%) 교육력(강하다 21%, 약하다 33%) 어학력(강하다 5%, 약하다 63%) 등 전 부문에서 ‘일본이 약하다’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유일하게 ‘강하다’는 평가가 우세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2018년 75%에서 58%로 떨어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커졌다. ‘노후가 불안하다’는 응답이 76%에 달했다. ‘1년 뒤 생활필수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82%로 1년 만에 13%포인트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세제 화장지 등 생활용품 가격이 크게 인상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반년 후 가구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9%에 그쳤다.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반면 소득은 제자리걸음이어서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비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국이 싫다’는 반응이 60%를 넘었던 2019년에 비해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다소 개선됐다. ‘한국을 싫어한다’는 57%, ‘좋아한다’는 24%였다. ‘헌법 개정에 찬성한다’는 여론은 2018년 40%대 중반에서 65%까지 확대됐다. 46%이던 반대 여론은 31%로 낮아졌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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