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승객 골라 태우기’ ‘호출(콜)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인 카카오택시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감시에 들어갔다. 한 차례 실태조사 이후 서울시의 지적에도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측의 개선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문가를 통해 택시 배차시스템 등을 진단하겠다며 ‘맞불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시민 중심의 택시 이용 문화 정착을 위해 택시업계와 공동으로 연 2회 이상 플랫폼 택시 실태조사를 한다”고 7일 발표했다.
플랫폼 택시는 스마트폰 호출앱을 사용해 승객과 택시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서울시 플랫폼 택시시장은 카카오택시가 장악하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면허를 받은 택시 7만1700대 중 카카오택시 플랫폼을 이용하는 택시는 6만5000대로 90.6%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1만2200대는 카카오택시에 속한 가맹택시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카카오택시 플랫폼에서 승객 골라 태우기, 콜 몰아주기 의심 정황이 일부 포착된 만큼 지속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시민 불편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축적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암행 평가원(미스터리 쇼퍼) 방식으로 플랫폼 택시의 승객 골라 태우기와 콜 몰아주기 실태를 주기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택시운수종사자와 승객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조사도 한다. 이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현행 제도상 플랫폼 택시 인허가권 등 관리권한 대부분은 국토부에 있다. 서울시는 플랫폼 택시 이용 시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도록 하고 중개사업자에 대한 사업개선명령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시해왔다.
서울시가 주기적 실태조사 계획을 발표한 이날,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문가로 구성된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자료를 냈다.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는 택시 배차시스템 데이터 처리 과정의 적절성과 신뢰성, 투명성을 진단하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설립한 조직이다. 인공지능(AI) 관련 기술 분야와 교통 관련 분야 전문가 7명으로 꾸렸다.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시가 지적한 승객 골라 태우기와 호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해왔다.
하수정/김주완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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