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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호모 데이터쿠스'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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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이 필요하다고 발품을 팔며 은행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휴대폰 속 앱을 은행별로 들여다보며 자산을 계산할 필요도 없다. 터치 한 번이면 여기저기 흩어진 나의 자산을 한눈에 확인하고, 나의 신용등급과 목적에 맞는 가장 좋은 조건의 대출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가 가진 부동산 자산에 대한 가치 분석부터 카드별 사용내역 확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산관리가 단 하나의 앱에서 이뤄진다. 소비 관리도 간단하다.

최근 막을 올린 마이데이터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요즘 많이 쓰이는 신조어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을 인용하자면 ‘내정내돈’, 즉 ‘내 정보를 활용해 자산을 불리는’ 셈이다. “이런 것도 가능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제 막 첫발을 뗀 ‘마이데이터’는 금융 외에도 의료, 교육, 공공, 유통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학생은 성적, 학교생활 정보, 학원 수강 정보 등을 기반으로 대학별 합격 확률을 확인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학습 계획을 추천받을 수 있다. 건강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유전자 검사, 건강검진, 식습관·운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병률을 확인하고 나에게 맞는 영양제 및 건강관리 솔루션도 받을 수 있다. 나의 자산, 투자 성향, 시장 흐름을 분석해 자동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노후 대비도 가능하다.

현대인들은 이제 호모 사피엔스에서 데이터를 이용하는 ‘호모 데이터쿠스’로 진화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더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해 개인 중심의 초개인화 서비스를 경험하는 ‘호모 마이데이터쿠스’로 발전한다.

호모 데이터쿠스가 살아가는 세상은 안전한 마이데이터 활용 능력이 곧 경쟁력이다. 개인의 능동적인 데이터 수집과 활용은 습관이 된다. 기업은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 사람의 개인과 더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또 다양한 서비스로 창출된 수익은 고객에게 배분되고, 더욱 고도화될 것이다. 개인의 동의를 받고 이뤄진 안전한 데이터 개방은 디지털 대전환을 빠르게 이끌며, 개인과 사회로 혜택이 돌아가는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게 된다.

한국형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정부 각 부처와 데이터특별위원회 등의 준비와 노력만으로는 갈 길이 멀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도입을 위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인데, 보호 대상으로서 ‘개인정보’의 관점과 활용 및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으로서 ‘데이터’의 관점이 균형 있게 검토돼야 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시대정신에 따라 한 가지는 분명하다. 국가나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데이터의 주인인 ‘호모 마이데이터쿠스’가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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