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위성 인터넷을 지원해준 미국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하고 감사함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dpa·AP 통신 등이 6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다음 주 우리는 파괴된 도시들을 위한 스타링크 시스템들을 추가로 받게 된다"며 머스크 CEO에게 "말과 행동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와 통화에서 "우주 프로젝트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그에 대해서는 전쟁 후에 얘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타링크는 일론 모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시스템으로 현재 2000개 이상의 인공위성을 가동하며 세계 각지에 위성 인터넷을 서비스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지상의 통신 네트워크가 포격 등으로 파괴된 지역에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위성을 통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상 기지국에서 인터넷 전파를 우주로 쏘면 인공위성이 이를 받아 지상에 있는 사용자에게 중개해주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는 여러 대도시의 통신시설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되면서 많은 지역에서 전화와 인터넷이 두절된 상태다. 이후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 세계에서 원조를 요청했다. 그중 유일하게 국가가 아닌 특정 개인에게도 도움을 청했고, 그 주인공은 바로 일론 머스크였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지난 26일 머스크를 직접 거론하며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제공을 부탁한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인들에 대항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인터넷망 장애에 시달리고 있었다. 러시아가 핵심 시설 타격 및 사이버 공격으로 통신 마비를 일으키면서 불안과 혼란이 가중됐다.
우크라이나의 도움 요청에 머스크는 10시간 만에 행동에 나섰다. 머스크는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에 개통돼 있으며 더 많은 터미널 개통이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우크라이나에서는 머스크에 대한 감사가 줄을 이었다. 지난달 28일 페도로프 부총리는 "스타링크가 도착했다. 고맙다 일론 머스크"라며 스타링크 단말기로 가득 찬 물류 트럭을 공개했다. 이달 2일에는 "스타링크 덕분에 외부와 연결이 가능해졌고, 응급기관에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키예프) 시장도 키이우에 도착한 접시 모양의 스타링크 단말기 앞에서 엄지를 치켜 세웠다. 클리치코 시장은 스타링크 단말기를 수도와 중요 기반 시설 방어에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도 우크라이나에 재차 응원을 보냈다. 머스크는 5일 "강하게 버텨라, 우크라이나"라는 트윗을 올렸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