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한 러시아군이 학교와 병원 등에도 공격을 가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간인 피해를 '인간 방패'라고 일축했다.
4일 푸틴 대통령은 화상으로 국가안보회의를 진행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한 후 처음이다. 그의 연설은 국영 TV를 통해서도 방영됐다.
이 자리에 푸틴 대통령은 “특별군사 작전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모든 임무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비롯, 곳곳에서 민간인 거주지를 공격하고 있다. "차에 아이가 있다"고 호소하는 우크라이나 일가족을 러시아군이 학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재난당국은 지난 2일까지 2000명 안팎에 달하는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민간인 희생자를 양산한 것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우크라이나의 '신나치'를 뿌리 뽑고 있으며, 러시아군은 민간인들을 위한 탈출로를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에 고강도 경제제재를 결정한 미국 등에 대해서는 "서방의 반(反) 러시아 전선을 부수겠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피해와 관련해 "군인들이 희생되고 있다. 전사한 장병에게 영웅상을 수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