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절약(낙태약)을 먹고 출산한 아기를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20대 여성 A씨를 영아살해 혐의로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8일 오후 7시께 전주시 덕진구 자택 화장실에서 임신 32주 만에 태어난 남아를 변기물에 23분간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119에 전화해 "아기가 태어났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고 신고했고,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아기의 사망 경위에 의심을 품고 A씨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수사한 결과 의사 소견과 낙태약을 구매한 정황 등을 근거로 A씨가 아기를 고의로 숨지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초 "용변을 보다가 예정일보다 아기가 일찍 태어났는데, 숨진 상태였다"며 범행을 부인하던 A씨는 경찰의 추궁에 "아기를 낳은 뒤 숨을 쉬지 않을 때까지 변기물에서 꺼내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사실혼 관계인 남성과 거주하다 임신 사실을 확인했고, 낙태를 결정했지만 임신 주수가 커 병원에서 수술을 거부당했다. 이후 인터넷에서 낙태약을 구매해 범행 일주일 전쯤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낙태약 판매가 불법인 만큼 A씨가 약을 구매한 경로를 추적해 판매자도 쫓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