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임박하면서 여야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초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연령대로 보면 30대, 지역 중에선 수도권에서 두 후보 지지율이 거의 붙어 있다. 여야는 이번 대선이 “1~2% 이내 승부”(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 “종이 한 장 빼내는 차이”(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로 갈린다고 보고 각 지지층을 투표장에 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널뛰기’ 30대 표심 어디로
2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2월 28일~3월 1일)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3.1%, 윤 후보는 46.3%로 격차가 오차범위 내(신뢰수준 95%·표본오차±3.1%포인트·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고)였다. 이 후보는 40대와 50대에서 강세였고, 윤 후보는 20대와 60대에서 우위였다.다만 30대는 아직까지 양쪽으로 지지세가 갈린 상황이다. 이 후보의 30대 지지율은 43.9%, 윤 후보는 40.8%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30대는 4050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여권 성향이 세지 않으면서, 20대 남성처럼 강한 보수색채를 띠지도 않는 연령대다. 여론조사 때마다 지지율이 10%포인트 넘게 출렁거린 적이 있어 여야 모두 30대에서의 ‘승리’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30대 중에서도 35세 이상은 여당, 35세 미만은 야당 지지세가 강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우 본부장은 이날 “2030 여성 표가 우리 쪽(민주당)으로 오고 있다”며 “그동안 30대 전업주부 층에서 이 후보가 약했는데, 돌아서는 기미가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자체 조사에선 30대도 오차범위 밖에서 윤 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승부처’ 수도권도 박빙
지역별로 보면 호남과 제주는 이 후보, 영남과 충청 강원은 윤 후보가 앞선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불리는 수도권이 박빙이다. 이날 조사에서 서울 지역 지지율은 이 후보 42.4%, 윤 후보 45.7%였고, 인천·경기에선 이 후보 45.9%, 윤 후보 45.5%였다. 전체 유권자 중 수도권 유권자 비율은 50.4%나 된다.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최근 2주간 수도권 2030세대와 중도층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주 전 리얼미터 조사에서의 서울 지지율(이 31.6%, 윤 40.5%)과 비교했을 때 이 후보의 지지율이 윤 후보보다 더 크게 올랐다는 것이다. 우 본부장은 “지난주 중반부터 서울과 경기 쪽이 좀 돌아서고 있다는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 서울에서 이기면 선거는 이긴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수도권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우위에 있다는 분석 아래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민주당이) ‘샤이 이재명’이 있다고 한다는데, 대개 질 것 같은 사람들이 샤이를 찾는다”고 여권의 주장을 일축했다. 윤 후보가 호남 지역에서 20% 안팎의 지지율을 얻고 있는 것도 수도권 표심에 도움이 된다는 게 국민의힘 분석이다.
‘누가 투표장 가나’ 중요해졌다
현재 판세가 ‘초초초박빙’(강훈식 본부장)인 만큼 지지자들의 투표율이 승부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강 본부장은 “이제 여론조사 결과와 예측은 무의미한 시점이고 누가 더 투표장에 많이 가느냐의 싸움으로 전환됐다”고 했다. 원희룡 정책본부장도 “승패는 투표장으로의 결집에 달렸다”고 강조했다.민주당은 지지층 중 1%라도 더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투표 독려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판단은 이번엔 유효하지 않다고 봤다. 강 본부장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젊은 층) 지지율이 낮은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불리를 투표율과 치환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세가 강한 20대 투표의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60대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본투표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전투표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