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2일 11: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 그룹 지주사 한진칼이 12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장 금리가 불안정한 가운데 고위험·고수익 회사채로 분류되는 한진칼 회사채가 완판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만기가 1년 6개월과 2년인 회사채를 각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 발행하기로 하고 오는 3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 다섯 곳이 주관사로 참여한다. 수요예측에 투자자들의 주문이 많으면 발행규모를 12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한진칼은 신용등급이 'BBB0'등급에 불과해 회사채 완판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관들이 '투자가능 등급'이라고 여기는 회사채 신용등급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등급이다. 현재 BBB0급 회사채의 평균 금리는 2년 만기물이 연 6.45%에 달한다. 한진칼의 회사채는 같은 BBB0 등급이나 수익률이 이보다 대폭 낮은 연 4.7%대에 불과하고,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 역시 약 4.9%를 희망금리로 제시했다. 신용등급 대비 금리가 낮은 탓에 투자자들은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회사채로 마련한 자금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 대출금을 갚을 계획이다. 가장 이른 회사채 만기는 올해 10월 100억원이다. 대출 만기는 오는 7월부터 순차적으로 돌아온다. 이자율이 연 3%대에 불과한 기존 대출을 갚을 자금을 3개월 앞당겨 조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진칼은 지난 연말 진에어와 한진관광에 약 667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칼호텔네트워크에는 200억원의 자금을 대여하는 등 자회사 지원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0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풋옵션 행사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에 대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