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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車업체도 러 공장 안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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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이 러시아 엑소더스(대탈출)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에너지·자동차·소비재 기업들은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된 뒤 러시아에 적극 진출했다.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소비자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강도가 세지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자 러시아 사업을 이어갈 유인도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에너지 기업 쉘은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기업 가스프롬과의 합작 사업을 중단한다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가스프롬이 주도하는 러시아 사할린-2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서 쉘은 2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쉘은 가스프롬과의 합작회사(Salym Petroleum Development)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쉘은 또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했다. 러시아 제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영국 정부의 압력이 작용한 결과다.

자동차 회사도 러시아를 떠나고 있다. 독일 다임러트럭은 러시아 카마즈에 부품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임러트럭의 부품을 써서 카마즈가 러시아 군용차를 제조한다는 비판이 일어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보유하고 있는 카마즈 지분 15%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스웨덴 볼보도 당분간 러시아에서의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아우디 등의 러시아 판매를 중지했다. 프랑스 르노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생산공장을 폐쇄했다.

미국 월트디즈니는 러시아에서 영화를 개봉하지 않겠다고 성명을 냈다. 우크라이나영화아카데미(UFA)가 지난 주말 러시아 영화 시장 보이콧을 촉구한 이후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사가 호응한 첫 사례다. 소니 픽처스도 동참했다. 미국 로펌 베이커맥킨지는 러시아 고객에게 자문 등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 영국 로펌 링클레이터스도 러시아 관련 업무를 유지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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