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전날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라고 밝혔다. 위성을 실어나르는 장거리 로켓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사실상 기술이 같다는 점에서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을 빌미로 한국과 미국이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정한 ICBM 발사를 시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 특정 지역의 수직·경사촬영을 진행해 고분해능 촬영체계와 자료전송체계, 자세조종장치들의 특성과 동작 정확성을 확증했다”고 보도했다. 로켓 발사체에 장착한 카메라로 우주에서 찍은 한반도 모습(사진)도 공개했다.
군 정찰위성은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표방한 ‘핵심 5대 과업’ 중 하나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꼽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지난 1월 두 차례 발사하며 ‘전력 완성’을 선언한 데 이어 다음 수순으로 ‘위성 발사’를 공언한 것이다. 북한은 2016년 2월에도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광명성 4호’를 장거리 로켓에 탑재해 쏘아 올렸는데 당시 국제사회는 이를 ICBM 도발로 규정했고 한·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공식화했다.
정부는 북한 도발을 의식한 듯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은 회의에서 초음속 순항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M-SAM Ⅱ) 전력화 사실을 처음 확인하고, 지난 23일 이뤄진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과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시험발사 성공 장면도 처음 공개했다. 외교가에선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무력도발을 자제했던 북한이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연쇄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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