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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첫 '리더십상' 김혜준씨 "지금껏 받은 도움, 생명과학 연구로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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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저를 낳아주시고 매일 학교로 바래다주신 부모님께 가장 감사합니다. 언제나 제 휠체어를 잡아주고 어려운 부탁도 흔쾌히 들어준 친구들에게도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입니다.”

지난 25일 서울대 졸업식에 참석한 생명과학부 김혜준 씨(24·사진). 그에겐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리보핵산(RNA) 연구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김빛내리 교수 연구실에 대학원 신입생으로 들어간 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생 심포지엄으로 꼽히는 전국대학생 생물학심포지엄 위원장을 맡아 활동한 점, 그리고 신체 여러 곳의 관절이 경화되는 ‘선천성 다발성 관절 구축증’이라는 희귀질환을 딛고 탈북 청소년 멘토링 봉사활동 및 학술활동을 해온 점이다. 서울대는 올해 처음 신설한 ‘리더십상’ 수상자로 김씨를 선정했다.

대학원 생활이 벌써부터 설렌다는 김씨를 졸업식 날 만났다. 그는 “늘 주변의 도움을 받은 것에 조금이라도 갚자는 생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는데 공로를 인정받게 돼 무척 기쁘다”고 했다. 김씨가 받은 서울대 리더십상은 서울대가 타인의 성장을 도우며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해온 졸업생들을 치하하기 위해 신설한 상이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저소득층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비대면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서울대 내 장애 학생 처우 개선에 힘써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씨는 “탈북 청소년들을 멘토링 할 기회가 생겼는데, 사실 가정 형편이 전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늘 희망차게 수업을 들어서 열심히 봉사했던 기억이 난다”며 “늘 도움을 받는 처지였던 만큼 고교 시절부터 제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최대한 봉사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학과 선택에서도 “더욱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생명과학부를 택했다”고 밝혔다. 어릴 적부터 병원을 자주 드나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택한 전공이었다. 김씨는 “대학에 진학하면서는 ‘생명활동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RNA 관련 연구에 푹 빠지게 됐다”며 “세계적 석학인 김빛내리 교수 밑에서 연구할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고 했다.

몸이 불편한 그에겐 학업을 마치는 것은 ‘날마다 도전의 연속’이었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것부터 수업 중 필기하는 것도 혼자 힘으로는 힘겨웠다. 가족의 헌신과 친구들의 배려가 그가 학업을 마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어머니께서 가장 많이 고생하셨어요. 매일 등교할 때 어머니께서 저를 태워다 주시고 또 하교할 때도 다시 저를 데리러 오셨죠. 골절 때문에 한동안 전동 휠체어를 타지 못할 때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 곳곳을 누볐어요. 손이 미처 따라잡지 못해 필기를 다 못할 때면 친구들이 흔쾌히 노트를 빌려주기도 했었죠. 가족과 친구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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