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내렸지만 그 효과는 이미 사라졌다는 평가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21.4원 오른 L당 1739.8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조치로 9주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1월 셋째주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주부터는 1700원 선으로 올라섰다. 1월 셋째주부터 주별 상승 폭은 15.2원, 24.2원, 26.6원, 21.4원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서울과 제주 휘발유 가격은 L당 1800원을 넘어섰다. 제주는 24일 기준 L당 1825.6원, 서울은 1810.5원까지 오른 상태다. 부산은 휘발유가 전주 대비 21.9원 상승한 L당 1709.5원으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30.3원 낮은 최저가를 기록했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휘발유가 L당 1748.3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가 L당 1707.8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전국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도 전주보다 24.3원 상승한 L당 1564.5원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영향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전주보다 2.9달러 오른 배럴당 9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휘발유 평균 가격은 2.1달러 오른 배럴당 110.6달러를 나타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원유 재고는 지난달 기준 26억8000만 배럴로 201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변수 등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훨씬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유가 상승의 충격 완화를 위해 오는 4월 끝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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