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대선 결선투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포함한 '정치개혁안'을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더라도 172석 의석을 활용해 '다당제 연합정치'를 제도화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전날 송영길 대표가 발표한 정치개혁안과 관련해 "대선이 끝나면 선거제도를 포함해 정치제도, 정부 구성에 관한 논의 결과를 국민에게 보고드릴 것"이라며 "선거 결과와 무관하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국회에 선거제도 개혁을 포함해 개헌까지 다루는 '헌정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안을 추진하겠다고 윤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전날 송 대표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대선 결선투표제, 대통령 4년 중임제,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연동형 비례대표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방선거에서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등을 담은 정치개혁안을 발표했다. 국회 최대 의석 수를 가진 정당으로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당·정의당·새로운물결 등을 향해 개혁 연대를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원내대표는 '시점상 선거용 카드' 아니냐는 지적에 "시점이 시점이니만큼 그렇게 해석하는 데 대해 부인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우리 당의 오래된 정치과제라고 분명히 말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전날 기초지방선거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 의원 119명은 정치개혁안을 지지한다고 공개 성명을 냈다. 이들은 “민주당은 다른 정당보다 이러한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정치권 내에서 제도 개혁을 선도하곤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과는 미미했다”며 “민주당 스스로가 승자독식의 기득권 정치문화에 안온하게 빠져있지는 않았는지 처절하게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치개혁은 주로 소수당이 주도하는 의제였다. 다수당이 반대하면 그만이었다”며 “그러나 180석에 이르는 다수당이 정치개혁, 정치교체를 당론으로 채택하게 되면 전혀 새로운 국면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소속 의원 172명 중 53명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정치개혁은 대부분의 의원이 동의하고 있다. 시간 문제 상 일부 의원들에게 동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