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 대한 자신의 공격을 "응전한 것뿐"이라고 설명하며 공세 수위를 조절했다. 이 대표의 도발성 발언이 야권 단일화를 가로막는다는 당내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원로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직접 안 후보를 만나야한다고 제언하며 '후보 간 담판'에 대한 당 안팎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안철수 대표에 대한 제 비판의 선제 요건은 항상 국민의당 측에 먼저 선 반응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당이 윤 후보나 자신을 공격하지 않으면 반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는 "저희 후보에게 (안 후보가) '적폐 교대'라고 했으면 이건 싸우자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응전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이틀 동안 국민의당에 대한 직접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3일 "국민의당 내에 범강과 장달이 있다"고 하자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이 "2월 초에 이 대표를 만나서 합당 제안을 받았다*고 폭로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이걸 오히려 밝혀주신 이 본부장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 대표가 비판 수위를 낮춘 것은 "지금 필요한 것은 조롱이 아닌 조력"이라는 당내 중진들의 지적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3일 "국민의당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를 위한 동반자로서 먼저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밝혔고 홍준표 의원도 "좀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 원로들은 윤 후보가 안 대표를 찾아가 직접 만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은 지난 24일 "당장 오늘 밤이라도 윤 후보께서 안 후보 댁으로 찾아가라"고 말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윤 후보는 TV토론이 끝나면 바로 안 후보를 만나라"고 제언했다. 윤 후보 측도 빠른 시일 내의 두 후보 간 만남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