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도이치모터스에 과거 이사로 재직한 정황이 확인됐다. 김 씨는 그동안 주가 조작 가담 의혹에 대해 부정하며 "계좌를 빌려줘 단순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국민의힘은 "이사로 재직한건 맞지만 무보수 비상근직이었다"는 입장이다.
25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해 공개한 김씨의 서울대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인문학 과정 원우수첩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의 수첩에 '현직 도이치모터스(BMW코리아공식딜러사) 제품 및 디자인전략팀 이사'라는 직함을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우수첩은 해당 수업 과정을 듣는 수강생의 연락처, 경력 등 기본 정보를 공유하는 수첩이다. 김씨는 이 수첩에 '코바나컨텐츠 공연기획 및 컨텐츠 사업 대표이사'라는 직함 역시 기재했다.
김씨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 해당 과정을 수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는 도이치모터스가 주가 조작을 시도했다고 의혹을 받는 시기여서, 김씨 역시 내부자 정보로 주자조작에 참여한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측은 해당 수첩에 기재된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디자인전략팀 이사 재직 여부에 대해 "무보수 비상근직이었을뿐"이라는 입장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입장문을 내고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회장으로부터 차 판매 홍보를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비상근, 무보수로 ‘도이치모터스 제품 및 디자인전략팀 이사’ 직함을 받고 홍보 행사에 참여하는 등 활동을 했다"면서도 "비상근, 무보수로 홍보활동을 도운 사실과 주가조작을 연결하는 것은 무리이고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의혹 제기 기사와는 달리 '검찰에 따르면 김건희 씨가 자신 명의 계좌로 주가조작에 관여했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3월까지는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 시기와 맞물린다'는 단정적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부득이 법적 조치를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