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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방미인' 인공지능, 핵융합 발전 난제도 돌파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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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발전은 ‘꿈의 에너지’로 불립니다. 연료 원천인 삼중수소와 중수소를 바닷물서 무한히 얻을 수 있고, 탄소 발생도 적어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기술 난도가 높아 전 세계 연구기관들이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돌파구 찾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태양에서나 일어나는 반응을 지구상에 구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인공지능(AI)이 이 분야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심한 물질 제어 능력을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당겨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AI는 어떤 원리로 핵융합 연구를 지원하고 있을까요? ‘알파고’를 만든 구글 AI 전문조직 딥마인드가 발표한 논문 한 편을 소개합니다.
플라즈마 불안정성 맞선 딥마인드
딥마인드와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플라즈마센터는 최근 ‘강화학습 기반 토카막 플라즈마 자기 제어’ 논문을 글로벌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머신러닝(ML)의 한 갈래로, 행동과 보상을 통해 AI 성능을 키우는 강화학습(RL) 기술이 녹아든 핵융합 연구 논문입니다.

핵융합 기본 원리는 가벼운 수소 원자핵들이 충돌해 무거운 원자핵이 되고, 이 와중에 발생된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때 원자핵들을 충돌시키기 위해 수소는 기체에 열을 가해 만들어지는 플라즈마 상태가 돼야 합니다. 전자를 분리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필요한 온도가 섭씨 1억 도입니다. 플라즈마는 전류 밀도가 균일하지 않고, 에너지가 매우 큰 상태에 놓입니다. 한 마디로 ‘시한폭탄’과 같은 상태가 됩니다.



도넛 모양 ‘토카막’ 장치가 개발된 이유입니다. 토카막은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두고 상태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방식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플라즈마의 형태 탐지나 자기 제어도가 조금만 어긋나도 고열량 플라즈마 입자들이 장치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토카막에서 플라즈마를 가두는 것은 지속시간이 매우 짧고 고온으로 올리기도 어려워 지속적 난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누적 보상' 찾는 AI…전압 '디테일' 관리
AI가 여기서 등장합니다. 연구팀은 총 19개 자기 코일로 이루어진 토카막을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는 AI를 만들었습니다. AI는 높이 1.5m, 폭 0.5m 크기 토가막에 적절한 전압을 가해 플라즈마를 최적 상태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딥마인드는 반복 시뮬레이션을 통해 심층 RL 알고리즘을 만들었습니다. 시행착오 알고리즘과, AI가 장시간 알맞은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누적 보상 함수’를 적용한 결과물입니다. 결과적으로 플라즈마 모양을 감지하고 자기 제어도를 세밀하게 조정해 플라즈마 형태까지 조절할 수 있는 AI가 탄생했습니다.



연구팀은 “코일, 용기 및 리미터 위치와 전기적 특성, 작동 기기와 센서 특성을 시뮬레이션 매개변수에 설정만 하면 다른 토카막 장치에도 AI를 적용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서도 AI 기반 핵융합 연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 난제 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 신규 과제 중 하나로 핵융합을 선택했습니다. 황용석 서울대 교수가 이끄는 ‘ST핵융합메타웨어 연구단’은 AI를 이용한 가상 핵융합로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1단계로 현실과 닮은 가상 실험 환경을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고, 2단계로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를 통해 저비용·소형 핵융합 발전로를 만들 예정입니다.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인공태양 발전소 구축을 현실화한다”가 연구단 목표입니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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