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3년 내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수를 지금의 두 배로 늘린다. 올해 매출 1조원 돌파에 이어 성장 속도를 더 높이기 위한 전략에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5년께 상용화된 바이오시밀러 품목을 현재보다 두 배 많은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류머티즘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에톨로체’를 비롯한 5개 바이오시밀러를 판매 중이다. 미국 바이오젠과 오가논이 판매한 이들 제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495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난해 매출은 85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오는 28일로 설립 10년을 맞는 올해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품목은 올해 1개 더 추가될 전망이다. 오는 6월 안질환 치료제인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바이오비즈’가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혈액희귀질환 치료제로 연간 4조원어치가 팔리는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도 최근 임상 3상을 마쳤다. 여기에 다른 파이프라인 3개가 올해 임상 3상 완료를 앞두고 있다. 아일리아(안질환) 바이오시밀러가 다음달, 스텔라라(자가면역질환)와 프롤리아(골다공증) 바이오시밀러는 올해 말 임상 완료가 유력하다. 아일리아는 이미 미국 물질 특허가 만료됐고 스텔라라는 내년 9월, 프롤리아는 2025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약 개발도 본격화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일본 다케다제약과 급성 췌장염 신약을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맺으며 신약 개발에 발을 들여놨다. 하지만 주주였던 바이오젠이 걸림돌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젠의 견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약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대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1월 바이오젠이 보유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을 23억달러(약 2조7655억원)에 인수하면서 족쇄가 풀렸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유망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시장에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전자·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전략에 발맞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전자·세포치료제 신약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직접 개발에 뛰어드는 방식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회사는 2014년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나스닥 주가 하락과 바이오젠과의 지분구조 문제 등으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나스닥 상장 초입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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