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정부군 통제 지역을 친러 반군의 영토로 승인했다.그간 이 지역 반군은 국제 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반군의 입지가 크게 확장되는 조치다.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대립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면전 우려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2일 "러시아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것은, 2014년 이들이 독립을 주장했을 때의 경계선을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DPR과 LPR은 2014년 돈바스 지역 전체를 독립 지역으로 주장했지만, 이후 8년간의 내전으로 정부군에 상당 부분 통제권을 빼앗긴 바 있다.
이날 러시아의 승인으로 자체적인 정당성을 확보, 정부군에 대한 반군의 공세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사실상 주권을 침해당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모든 외교를 단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외무부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단절 방안에 대해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기자회견을 마치는 즉시 그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자국 외교관도 즉각 소환하고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루간스크·도네츠크 지역의 독립을 불법 승인한 러시아의 결정 관련 협의를 위해 바실 포코틸로 대사대리를 본국으로 소환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반응에 대해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며 "러시아 쪽은 모든 층위에서 외교적 접촉이 가능하다. 모든 것은 상대방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모든 외교적 접촉 수단에 개방돼 있다"며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외교적 접촉 가능성도 시사했다.
친러 반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이 진입했는 지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며 "관련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하지만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돈바스 도네츠크 반군 지역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이미 이 지역으로 이동해, 북쪽과 서쪽에 배치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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