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 토종 요리사가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인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받았다.21일 미쉐린에 따르면 한국인 요리사 박웅철 씨(38·사진)가 부인 기보미 씨와 함께 런던에서 운영하는 식당 ‘솔잎’이 최근 2022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1개를 받았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레스토랑은 영국 전체에서 194개뿐이다. 세계 최고 레스토랑이 모인 런던에서 한인 요리사의 식당이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되는 것을 넘어 별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솔잎은 런던브리지 근처 작은 골목길에 있는 20여 석 규모의 레스토랑이다. 프랑스 요리를 기반으로 한국식 풍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가령 육회와 비슷한 비프 타르타르에 프랑스에선 마요네즈를 쓰곤 하는데 박 셰프는 여기에 6개월 이상 숙성한 약고추장을 첨가해 한국의 맛을 더했다. 미쉐린은 솔잎에 대해 “유럽에서 익힌 기술에 고국의 풍미를 더했다. 으스대거나 과하게 복잡하지 않되 세련되고 차분하다”고 평가했다.
박 셰프는 우송대 외식조리학과 출신으로 런던 유명 요리학교 르꼬르동블루에서 프랑스 요리를 배우고 영국, 미국, 한국 등에서 일했다. 결혼 후 다시 영국으로 건너가 2020년 8월부터 솔잎을 운영했다. 앞으로 솔잎 브랜드를 키우며 한국의 음식문화와 식자재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박 셰프는 “요리사로서 꿈꿔온 일이 이뤄졌다”고 감상을 밝혔다. 이어 “런던에서 한국 음식이 너무 안 알려져 있고 질 좋은 한국 식자재를 구하기도 어렵다. 한국에도 있는 다시마, 깻잎, 말차를 일본 이름으로 불러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길거리에서 떡꼬치를 사먹고 소주잔을 함께 기울이며 같이 울고 웃는 정 깊은 한국의 음식문화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