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상품 중에서 어떤 종류의 상품들이 믿음이 가고 계속 투자하고 싶은 상품들일까요?
투자상품은 정기예금처럼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원금의 손실이 가능하고 수익률의 변동성을 매번 감수해야 하는 상품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상품이라도 합리적으로 예측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이고, 원칙을 지키면서 운용하는 상품이라면 한결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요?
투자상품의 운용에 있어서 예측가능한 펀드 상품들의 분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상품구조상 운용이 예측 가능한 펀드들입니다. 인덱스 펀드, 만기 매칭 펀드 등 펀드수익률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인덱스펀드는 코스피200, S&P500, 유로스톡스50 등 국가와 시장지수의 변동성에 투자하므로 시장의 흐름과 내가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을 거의 유사하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만기매칭펀드는 투자대상 자산을 일정한 만기로 잘라서 만기에 일정수익률이 상환되도록 구조를 만든 상품입니다. 신용리스크만 없다면 만기에 원금과 약정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주로 49인 이하 사모펀드에서 주로 운용됩니다.
두 번째로 특정분야 투자펀드가 있겠습니다. 원자재와 통화, 대체상품 등에 투자해 특정 산업·분야의 전망과 이익에 연동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 상품입니다.
섹터 펀드는 말 그대로 2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헬스케어 등 특정산업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시장전체 흐름보다는 해당산업의 수급이나, 전망, 호재에 따라 수익이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울러 골드, 구리, 미국달러 선물 등에 투하는 펀드는 원자재 시황, 해당 투자재료의 수급과 나라간 이해관계에 따라 수익이 변동됩니다.
세 번째로 운용철학과 원칙에 의해서 운용되는 펀드들이 있습니다. 글로벌 운용사나 경험 많은 펀드매니저에 의해 장기간 운용되며 운용성과가 검증된 펀드로 시황에 쉽게 움직이지 않고, 특정 원칙을 일관되게 고수하는 운용전략으로 장기성과가 우수한 펀드들입니다.
이 가운데 3번, 원칙을 고수하는 펀드들 중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B 미국그로스 주식형펀드'는 미국의 성장형 주식에 투자하는데, 5년 이상 성장을 보여주는 주식을 선별해 30~50개 대형 주식종목에 투자합니다. 5년 이상 검증된 주식이면서, 그 중 10여개 종목에 30~50% 비중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시장이 호황일때 더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 미국배당귀족 주식형펀드'는 미국의 배당귀족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25년 이상 연속 배당성향이 증가하는 미국주식중 60~70여개 종목을 선별해 투자합니다. 장기간 배당을 이어서 하는 우량회사이면서, 재무구조가 탄탄한 회사에 투자합니다. 그리고 25년 이상 검증이 필요하므로 단기간에 성장한 IT관련 회사는 비중이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올해처럼 저성장,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견조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펀드입니다.
펀드상품, 특히 주식형 펀드를 투자할 때에는 시장의 흐름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스타일의 펀드를 기본으로 하고, 원칙을 지키며 운용철학을 쌓아가는 펀드를 주축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나머지 일부는 시장의 변동성 흐름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 펀드에 투자합니다.
필자가 지금 주식형 펀드에 1억을 투자한다면, 위에서 언급한 상품 중 1번의 경우 시장을 따라가는 인덱스와 만기매칭형 펀드에 30%인 3000만원을, 3번의 경우 원칙을 지키는 펀드들에 50%인 5000만원을, 나머지 20%인 2000만원은 시장변동성의 흐름을 커버할 수 있도록 2번인 섹터펀드 등에 투자하겠습니다.
간접투자상품인 펀드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개별 주식종목에 투자하는 변동성의 위험을 줄이고 시장지수의 흐름보다는 높은 수익을 올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일관성 있게 움직이고 운용되는 펀드는 간혹, 때때로 현재의 시장상황과 맞지 않아 시장대비 저조한 성과를 보일 수 있으나, 3년 이상 분산해 적립투자를 지속적으로 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펀드상품을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펀드잔액입니다. 최소 잔액 500억원, 많게는 2000억원까지의 규모가 적당하며 펀드매니저들이 선호하는 운용 규모입니다. 1조원 이상으로 운용되는 펀드는 매매 시 어려움이 있어서 1호, 2호 등 시리즈로 분산해 운용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펀드수익률입니다. 3년 수익률이 20% 내외, 5년 수익률이 30% 이상인 펀드 중 선택합니다.
마지막으로 운용사·펀드매니저를 봐야 합니다. 국내외 수많은 운용사에서 나에게 맞는 좋은 펀드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내외 대형 운용사, 10년 이상 운용 경험의 펀드매니저를 택하는 게 좋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국내외 톱10 운용사에서 대표 펀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1~2년 반짝하는 운용사와 펀드매니저는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100억, 200억원 단위로 펀드를 운용하다가 조단위로 자금이 몰리고, 이전의 좋은 수익률을 보여주기 위해 무리를 하고 과욕을 부리다가 시장수익률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들이 과거에 많았습니다.
최근에 문제가 돼 파산한 라임자산운용은 초기에는 중위험 중수익 펀드로 각광을 받다가 조단위 자금이 몰리면서 무리한 운용과 경영진의 일탈로 투자자에게 많은 피해를 끼친 나쁜 선례를 남겼습니다.
올해는 호재보다 악재가 많고, 금융시장 및 경제환경이 예년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운용과 원칙을 고수하며 장기간 수익률이 검증된 투자상품에 투자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프리미어 WM 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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