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개념을 도입해 방대한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어 '꿈의 컴퓨터'라 불립니다. 세계 각국에서 이미 양자컴퓨터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 열리며 상용화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컴퓨터를 통해 기업들이 창출해 낼 가치는 약 95조7600억원(800억 달러)로 100조원에 육박합니다.
양자컴퓨터는 아직 신생 분야기 때문에 현재 기초 연구를 위한 자금은 대부분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가장 앞서 있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양자컴퓨터 개발에 약 1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2위는 유럽연합(EU)입니다. EU는 양자컴퓨터에 약 7조2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그 뒤를 미국이 1조3000억원, 영국이 1조2000억원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들어선 민간 기업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의 투자액 규모는 약 2조300억원(17억달러)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양자컴퓨터 기술이 상용화될수록 민간 기업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맥킨지는 양자컴퓨터의 상용화를 위해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하드웨어의 경우 큐비트(양자컴퓨터 정보단위) 수를 늘리고, 오류가 없는 형태로 개발돼 '내결함성' 양자컴퓨터가 구축돼야 합니다.
현재 양자컴퓨터는 빛 등 외부 자극에 민감한 양자를 이용하는 만큼 오류율이 높은데,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오류율을 낮추면 내결함성 양자컴퓨터가 완성됩니다. 양자컴퓨터 개발에 앞서 있는 IBM 등 5개 사가 약 10년안에 내결함성 양자컴퓨터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선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통해 학술 부분에서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시뮬레이션, 인공지능(AI) 및 기계 학습을 위한 양자 선형 대수학, 양자 최적화 및 검색, 양자 인수분해 등에 접목될 수 있습니다.
산업 분야에서도 활약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맥킨지는 양자컴퓨터가 제약, 화학, 자동차 및 금융 분야에서 큰 이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돼 이들 분야에 접목되면 약 359조1000억원(3000억달러)~837조9000억원(7000억달러)의 가치 창출을 해낼 것이란 분석입니다.
양자컴퓨터는 의약 분야에서 분자 구조의 연구개발(R&D)의 속도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예컨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약 10년 이상의 시간과 약 2조4000억원(20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감축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표적 식별, 약물 설계 및 부작용 테스트의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어섭니다.
화학 분야에선 촉매 설계에 양자컴퓨터를 도입, 화학 물질의 R&D, 공급망 최적화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촉매란 화학 반응에 필요한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반응이 쉽게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입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효율적인 제조 프로세스를 도입해 자동차의 R&D, 제품 설계, 공급망 관리,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
금융 분야에선 자본의 포트폴리오 및 위험 관리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대출 기관의 경우 담보에 초점을 맞춘 효율적으로 양자 최적화된 대출 포트폴리오를 통해 대출 상품을 개선하여 이자율을 낮추고 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배성수 IT과학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