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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 흉내 못낸 세계 유일 배터리 기술…한국 중소기업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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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2차전지인 리튬티탄산화물(LTO) 배터리의 국내 유일한 양산업체인 그리너지가 네덜란드 건설장비업체로부터 5년간 240억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글로벌 완성차·전기차업체를 비롯해 철도·중장비업체들과 공동 개발중인 2차전지 사업들이 조금씩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서 내년 매출도 500억원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日도 흉내 못낸 세계 유일 '파우치형'LTO배터리 양산 기술
LTO배터리는 현재 양산되는 2차 전지 가운데 가장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기존 전기차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저온에선 충·방전이 잘 안되고 급격한 온도 상승에 폭발하는 등 성능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LTO배터리는 영하 30도에서도 충전이 가능하고 400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불이 나지 않아 안정성이 높다. 또 출력 성능은 3배로 강해지고 충전시간은 10분의 1로 짧아졌으며 배터리 수명은 7배 길어졌다.

그리너지는 국내 유일한 LTO배터리 생산기업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설계가 자유로운 ‘파우치형’LTO배터리 양산업체다. 세계 최대 LTO배터리업체인 일본 도시바도 파우치형LTO배터리는 아직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너지는 LTO배터리 기술과 관련, 국내 특허 13개, 국제 특허 9개를 가지고 있다.

2017년 그리너지를 설립한 방성용 대표는 현대자동차와 LG전자, 애플과 테슬라 등에서 20년간 2차전지와 전기차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그는 대기오염의 ‘주범’ 중 하나인 디젤엔진 시장을 대체하는 기술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차세대 2차전지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 출사표...철도 건설장비 등 시장서 두각
그리너지 제품은 북유럽에서 수요가 높다. 환경 정책으로 2차 전지 수요는 높은 편이지만 추운 날씨 때문에 충·방전 성능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너지는 네덜란드 건설장비업체 스타드(STAAD)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내년부터 5년간 2000대 가량(240억원 규모)의 이동용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한 개의 장치엔 수백 개의 LTO배터리가 들어간다. 건설현장에서 전동공구에 전원을 공급해온 기존 디젤발전기를 대체하는 용도다.

핀란드에선 차세대 노면전차(트램) 개발사업에 참여해 내년부터 LTO배터리를 시범 공급할 예정이다. 예상 매출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이를 위해 오는 4월 핀란드 현지 법인도 설립하기로 했다. 그리너지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차세대 고속철도에 들어가는 비상전원용 배터리 개발사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 과제로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철도용으로 카드뮴배터리를 주로 써왔지만 충전시 전해액을 교체해야하는 번거러움과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라는 점 때문에 LTO배터리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리너지는 글로벌 완성차업체 한 곳과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전기차용 차세대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글로벌 전기차 업체 두 곳과도 배터리 공급을 논의중이다. 그리너지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개최한 ‘K-스타트업 센터’의 통합 데모데이에서 최종 우승하기도 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자 투자자들도 줄을 선 상태다. 국내에선 이미 여러차례 수백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고 올 하반기엔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IB) 주도로 스케일업(성장) 용도의 500억~1000억원 규모 투자 유치가 추진된다. 올해 매출은 국내 스마트 표지판, 캠핑카, 방역용 로봇 등에 공급되는 LTO배터리 물량으로 8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R&D중인 사업이 매출로 전환되는 내년엔 올해보다 매출이 6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2027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경기 안산, 충북 충주 등의 기존 생산 공장도 내년 초까지 4배로 증설할 계획이다.

방성용 대표는 “악천후에도 안정적 성능과 고출력이 요구되는 건설장비 선박 철도 등 관련 2차 전지 시장은 연간 53조원에 달한다”며 “기존 리튬전지의 문제점을 극복한 LTO배터리로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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