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간판 차준환(21) 선수가 4년 전 평창 올림픽에서 자신이 기록한 한국 남자 피겨 스케이팅 최고 성적을 넘어서며 새 역사를 썼다.
차준환은 10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93.59점, 예술점수(PCS) 90.28점, 감점 1점으로 총점 182.87점을 받았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 점수 99.51점을 합한 최종 총점 282.38점으로 전체 5위 자리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에서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건 김연아 이후 처음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를 기록한 차준환은 이날 24명의 선수 중 21번째로 출전해 오페라 '투란도트'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첫 번째 4회전 점프에서 실수했지만, 이후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성공해냈다. 쿼드러플 토루프는 차준환의 연기 요소 중 가장 성공률이 떨어지는 점프인데, 올림픽 무대에서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차준환은 침착하게 일어나 두 번째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세 번째 연기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큰 실수 없이 뛴 뒤 연기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후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처리하며 전반부 연기를 마쳤다. 그는 10%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 진입해 트리플 악셀을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차준환은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와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을 완벽하게 처리했다.
차준환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오늘 실수가 있었지만 잘 마무리하려고 했다. 만족하려고 한다. 첫 번째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연습 때 성공했던 점프여서 더 아쉬움이 남는다. 즐겁게 경기한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인 만큼 경기하는 순간순간을 기억에 남기려고 했다. 그 목표는 이뤘다. 오늘 부족했던 점들은 앞으로 더 보완해 성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또 "어떤 실수가 나오든 앞으로 해야 할 요소가 중요하다. 나머지 요소에서 더 마무리를 잘한 거 같다"고 덧붙였다.
차준환 선수는 4년 전과 비교하며 "평창 올림픽보다 훨씬 열심히 달려왔다. 그동안 열심히 훈련한 만큼 발전했다는 걸 느꼈다. 선수로서 항상 올림픽 출전이 꿈이지만, 이번 대회 아쉬운 점은 앞으로 더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어제도 잠을 잘 못 잤다. 올림픽이어서 잠을 못 잔 건 아니다. 어느 대회든 준비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 거 같다"라며 "남은 올림픽 기간 동안 한국 선수들 응원하겠다.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처럼 앞으로 더 발전해 단단하고 강한 선수가 되겠다"는 말을 남기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우승은 미국의 네이선 첸(종합 332.60점)이 차지했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일본의 카기야마 유마(310.05점)와 우노 쇼마(293.00점)에게 돌아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