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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아끼려고 국경 넘는다…유럽에 등장한 '주유 원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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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주유 원정대'가 등장했다.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주유하기 위해 폴란드, 헝가리 등으로 원정을 떠나는 것이다.

유럽 전문매체 유랙티브는 8일(현지시간) "중부 유럽에서 주유 관광이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들어선 폴란드 남쪽 지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슬로바키아에서 폴란드 주유소로 향하는 행렬이 늘어나고 있다. 유랙티브에 따르면 폴란드에선 정부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가격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를 낮추기로 결정하면서 기름값이 저렴해졌다.

폴란드에서 주유할 경우 슬로바키아 보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약 0.25~0.35유로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50리터짜리 연료 탱크를 사용하면 10~18유로를 절약할 수 있다.

슬로바키아인들이 이런 이유로 국경을 넘는 사례가 늘자 일부 폴란드 주유소에선 연료 재고가 일찌감치 동이 나기도 했다. 폴란드는 주유 원정대를 단속하기 위해 국경 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법에 따라 국경을 넘는 자동차는 연료통이 유럽연합(EU) 표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60리터짜리 연료통 4개 이하로 주유할 수 있다.

헝가리도 주유 원정대들의 종착지 중 하나다. 헝가리는 지난해 11월부터 에너지 가격에 대한 상한제를 실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주유할 수 있다. 헝가리 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480포린트(약 1853원)이다.

독일인들도 원정 주유에 나섰다. 독일 공영방송 ZDF에 따르면 폴란드 주유비는 독일보다 리터당 0.6유로 저렴하다. ZDF는 "값싼 폴란드 주유소를 찾아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베를린에서 운전해 오기도 한다"며 "이들 중 일부는 큰 연료통을 가지고 매주 국경을 넘는다"고 전했다. 원정 주유 행렬이 잇따르자 주유소가 파산할 수 있다고 독일주유소협회는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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