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조정장세 속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거래절벽’이 지속되고 있다. 다주택자는 물론이고 1주택자도 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로 인해 대선 이후 양도세 중과 완화를 기다리며 관망하고 있다. 1주택자도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매도 때 같은 아파트로 갈아타는 것이 불가하다.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갈아타는 게 언감생심이다. 매도자는 못 팔고, 매수자는 못 사는 것이 최근 부동산 시장의 기조였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집을 구하는 문의가 증가하는 등 현장에서 변화가 느껴진다.
지금은 모두가 관망하고 있다. 다음달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공약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움직이려는 거래 대기자의 시장 참여가 본격화할 수 있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로 종전 주택이 비과세 기한에 임박한 매물 등이 일부 나오고 있다. 상승장에서 보기 힘든 좋은 매물을 매수할 수도 있다. 2019년 10~12월 매수 후 2년 거주한 경우 2년간 큰 폭의 집값 상승으로 비과세를 받고 갈아타려는 수요가 누적돼 있다. 1주택 비과세 대상자는 잠재적 대기 수요자다. 갈아타기 대기 수요는 많으나 시장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갈아탈 여건이 조성돼 수요가 몰리면 시장의 변곡점이 올 수 있다. 3월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공약의 불확실성을 내포한 이달이 내 집 갈아타기에 꽤 괜찮은 타이밍이다. 실거주 집을 팔아 전·월세로 거주하려는 셈이 아니라면 말이다.
갈아타기 여건이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올해 집을 갈아타기로 했다면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1주택자라면 향후 2년간 어디에 자산을 배치해야 흔들리지 않을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1주택 비과세에 해당하는 집은 갈아타기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지난 4년간 수도권 주요 아파트 값이 평균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12억원 이상으로 상향됐다. 집값이 4억원에서 8억원, 6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승했다면 자기자본 6억~10억원 정도가 된다. 불어난 자산에 적절한 대출과 갈아타기 전략을 활용한다면 살고 싶은 집에 생각보다 빨리 닿을 수 있을 것이다.
상승과 하락의 기조에 파도를 타며 더 좋은 곳으로 실거주 주택을 옮겨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있는 곳, 더 나은 교육환경을 갖춘 곳, 더 많은 사람이 살고 싶어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경기 화성시 동탄 신축에서 성남으로, 경기 양주에서 서울 노원 재건축으로, 관악에서 서울 도심 주요 재개발로 옮기는 것처럼 내 집을 발판삼아 중심지로 옮겨가는 것이다. 가족구성원의 생애주기와 개별 특성에 따라 지역, 아파트 연식, 크기(평형) 등 세부사항을 결정하면 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먼저 팔고 이후 사야 한다는 것(선매도 후매수)이다. 지금처럼 거래량이 없는 때에 갈아탈 집을 선매수하면 자금 문제가 발생한다. 먼저 내 집을 팔고 새집을 사야 한다. 선매도하려면 직전 거래가보다 낮춰야 한다. 가격을 낮춰 거래가 성사되면 계약금으로 상급지 갈아타기를 3월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다주택자는 양도세 때문에 움직일 수 없지만 비과세를 챙길 수 있는 1주택자는 갈아타기의 기회를 노리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잇단 부동산 규제책으로 부동산 가격의 역전 및 왜곡이 발생했다. 서울보다 경기도 외곽의 신축아파트가 비싸고, 서울 중위급지의 새 아파트도 15억원 선에 머물러 있다. 이번 상승장에서 규제로 인해 정책 효과를 본 상품이라면 갈아타기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살고 싶은 곳으로 갈아타고 마음 편히 장기 거주하는 것. 이보다 더 좋은 집테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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