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를 포함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누구나 영양제 2~3개는 챙겨먹는 시대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은 더욱 커지기도 했고요. 이러한 흐름에 발 맞춰 영양제도 개인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체질, 건강상태, 나이 등에 따라 영양소를 적절히 배합해 처방해주는 솔루션들입니다. 알고케어는 이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과감하게 도전한 스타트업입니다.
2019년 설립한 알고케어는 개인 맞춤형 AI 영양제 배급기 '알고케어 나스'를 개발했습니다. 알고케어 나스는 알고케어가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운영됩니다. 기기를 이용하기 전 알고케어가 설계한 설문조사 결과와 신장, 체중, 질환유무 등 의료정보를 입력하면 이용자는 매일 자신에게 최적화된 영양제 배합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오메가3, 유산균, 비타민B 콤플렉스, 비타민C, 비타민D, 마그네슘, 멀티미네랄, 밀크시슬, 칼슘 등 영양제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매일 컨디션에 따라 다른 영양제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기기와 연동된 앱에 자신의 상태를 기록하면 됩니다. 전 날 과음해 숙취가 있다거나, 수면시간이 적어 피로도가 쌓여 있다는 등의 내용을 입력하면 알맞는 영양제를 제공하는 식입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사진)는 "체중이 100kg 되는 사람과 50kg 되는 사람이 같은 용량 같은 영양분을 받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며 "영양제 분야야말로 사람마다, 날마다 다른 내용이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했습니다.
나스에 적용된 알고리즘은 알고케어의 연구진이 약 2년 동안 의약품 논문 2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개발됐습니다. 알고케어에는 의사, 약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연구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알고리즘은 매일 같이 쌓이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도화를 거듭할 예정입니다. 알고케어는 구독형태로 상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고객 데이터를 쌓을 수 있습니다.
정 대표는 "한 사람에게서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데이터는 시계열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느 데이터보다도 고품질로 쳐준다"며 "알고케어 나스는 고품질 데이터로 계속해서 고도화되고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고케어 나스는 다음달 최초로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 선보입니다. 이미 대형 금융공기업, 대형 로펌 등과의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소비자 대상 제품도 B2B 거래 직후 개시할 예정입니다. 정 대표는 "80억 인류가 80억 종류의 영양제를 복용하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